중국 마의 ‘35세’…신입 채용 제한, 임원 못달면 파산

2023. 8. 28. 15:1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988년생.

밀레니얼 세대의 정점에 있는 35세의 나이는 중국에서는 이미 일부 고용주에게 '너무 늙은' 나이로 치부된다.

중국 사회 곳곳에서 35세를 일종의 허들로 설정해두고 있다.

중국은 민간 영역 뿐만 아니라 국가공무원도 35세가 넘으면 지원할 자격조차 박탈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경험이 많은 숙련 노동자는 기업에 인건비가 많이 드는 노동자에 불과하다. 35세가 넘고 관리자 직급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해고될 가능성이 높으며 그 자리는 ‘저렴한’ 대학을 갓 졸업한 신규직원에게 돌아간다.[로이터 자료사진]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1988년생. 밀레니얼 세대의 정점에 있는 35세의 나이는 중국에서는 이미 일부 고용주에게 ‘너무 늙은’ 나이로 치부된다.

미국 CNN은 34세 중국 여성 한 씨의 사례를 소개하며 이같이 전했다. 한 씨는 10년차 인터페이스 디자이너로, 올해 2월 다니던 베이징의 회사를 그만뒀다. 풍부한 경험이 있기에 퇴직 후 금방 새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인터뷰 기회를 잡는 것조차 쉽지 않아 당황하고 있다.

그는 “보낸 입사 지원서가 수백개인데 면접은 단 4번 봤다”고 토로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지금은 음식 배달을 하며 하루에 20위안(2.8달러)를 벌고 있다. 쇼핑몰 판매원도 했지만 급성 맹장염에 걸린 뒤로 한자리에 오래 서있는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그는 자신이 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근본적 원인을 안다. 고용주에게 34살의 그는 너무 늙은 구직자다.

‘35세의 저주’에 빠질까 봐 두려워하는 밀레니얼 근로자 는 한 씨 뿐만이 아니다. 중국 사회 곳곳에서 35세를 일종의 허들로 설정해두고 있다.

지난 6월 베이징의 한 유스호스텔은 35세 미만까지만 투숙객으로 받는다고 밝혀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섰다.

기업에서는 35세가 넘었는데 리더나 팀장 직함을 달지 못하면 무능한 사람으로 낙인 찍힌다. 해고될 가능성 또한 마찬가지로 높아진다. 2021년에 발빠르게 트렌드를 짚어낸 신화통신 보고서는 “경력 10년차 직원은 능력이 좋으면 대체로 경영진(관리자를 뜻함)이 된다. 즉 35세는 나이 자체가 아니라 업무 능력을 측정하는 기준점”이라고 짚어냈다.

중국은 민간 영역 뿐만 아니라 국가공무원도 35세가 넘으면 지원할 자격조차 박탈하고 있다. 실제 ‘국가공무원 채용에 관한 잠정규정’에서 “국가공무원에 지원하려면 다음의 기본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건강이 양호하고 35세 미만이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종교계도 예외는 아니다. 한 도교 사원은 새로운 승려를 뽑는 기준으로 “35세 미만”을 명시적으로 밝혀 모집공고를 냈다.

하지만 취업 시장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있는 이들 35세 청년들은 자격은 오히려 충분하고, 고등교육을 받았으며, 경험도 풍부하기에 더욱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다만 기업은 이런 ‘고급 인력’을 비용의 증가로 인식할 뿐이다. 선전에서 바이오테크회사에 근무하는 35세 리우 씨는 출산 휴가를 마치고 복귀하자마자 해고됐다. 그의 자리는 갓 대학을 졸업한 신규직원에게 돌아갔다.

그는 “35세 여성으로서 어떤 기업이 더 이상 나를 채용하겠는가”라며 “기업은 나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대학 졸업생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한편, 나이가 패널티(벌점)가 되는 상황에서도 많은 중국 청년들은 조금이라도 취업 시장에서 도움이 될까 하는 기대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있다. 길어진 학업 기간으로 취업 시장 진입이 몇년씩 더 늦춰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테다.

think@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