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기초수급자가 낫다” 법인택시 관두는 기사 매달 700명꼴

2023. 8. 2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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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택시를 대리기사로 전직하는 택시기사들이 많다."

정부가 지난해 10월 심야택시 호출료 인상, 택시 부제 폐지 등 택시대란을 막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지만, 법인 택시기사의 이탈은 끊이지 않고 있다.

22일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의 전국택시대수 및 운전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가 대책을 내놓은 이후 지난해 12월만 제외하고 법인 택시기사 이탈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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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난해 10월 심야 택시 대란 해소 정책에도
법인 택시기사는 이탈 이어져
오른 택시요금에 손님 줄어들고 사납금도 늘어
22일 한 법인택시 회사 차고지.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법인택시회사의 평균 가동률은 32%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중 약 7대 정도는 차고지에 서 있다는 것이다. 박지영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김빛나 기자]“법인 택시를 대리기사로 전직하는 택시기사들이 많다.”

정부가 지난해 10월 심야택시 호출료 인상, 택시 부제 폐지 등 택시대란을 막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지만, 법인 택시기사의 이탈은 끊이지 않고 있다.

22일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의 전국택시대수 및 운전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가 대책을 내놓은 이후 지난해 12월만 제외하고 법인 택시기사 이탈은 계속되고 있다. 2022년 10월 이후 올해 6월까지 이탈한 전국 법인 택시 기사 수는 3055명이었다. 매달 적게는 200명, 많게는 700명 가까이의 법인 택시 기사가 빠지고 있다.

서울에서 법인택시를 몰고 있는 한 기사는 “코로나가 유행이었던 시절에는 배달기사로 많이 빠졌지만, 요즘에는 배달도 돈벌이가 시원치 않으니 밤에 바짝 일할 수 있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대리기사로 이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에서 20년 간 택시를 몰았다던 한 또 다른 법인택시 기사는 “택시 기사는 60세 이상이 75%인데, 200만원 조금 넘는 월급에서 기초연금, 4대보험비가 빠지면 오히려 밑지는 장사라고 아예 일을 그만두고 기초수급자가 된 사람도 있다”며 “매일 10시간씩 일해도 하루에 7000원 정도 추가로 버는 셈이기 때문에 차라리 일하는 걸 포기한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의 경우 올해 2월 택시비 기본요금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26%) 올렸지만, 이에 맞춰 사납금도 오른데다 오른 택시비에 택시 이용객이 줄어 기사들의 수익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서울지부는 “택시 요금이 인상되고 나서 사납금도 하루 1만~2만원 올랐다”며 “게다가 택시비도 오르면서 전에는 타고 갈 사람도 택시 이용을 하지 않게 되면서 승객이 반으로 준 것도 영향이 있다”고 했다.

택시 기사 이탈 현상은 법인 택시 회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5월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올해 2월 서울 법인택시회사의 평균 가동률은 32%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중 7대는 차고지에 멈춰있다는 뜻이다. 올해 2월 기준 전체 254개 법인택시회사 중 파산한 회사도 3곳에 달한다. 이양덕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무는 “택시 기사가 줄어 가동률이 줄어들면 택시 기사가 전부인 택시 회사의 수입도, 택시 기사 수입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전액관리제처럼 경직된 근로형태를 유연하게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박사는 “2년 사이에 법인택시 기사가 약 3만500여명 정도 빠져나간 이후 돌아오는 기사는 없어 법인택시 기사 인력난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경직적인 임금체계가 신규 운수종사자 유입에 장애 요인이 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볼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go@heraldcorp.com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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