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계획 범행 아니다" 주장… 변호인은 비공개 재판 요청

피해자 살해 후 시신 분리 및 유기는 인정
공판준비기일 마무리, 첫 공판 내달 18일

부산에서 과외 앱을 통해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유정(23). 부산경찰청 제공

과외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알게 된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살인 등)로 재판에 넘겨진 정유정(23)이 “계획적 범행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유정은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 김태업)가 28일 부산지법 354호 법정에서 진행한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 재판에 앞서 원활한 진행을 위해 검찰과 피고인 측이 미리 서로의 입장과 쟁점, 증거관계 등을 정리하기 위한 준비 절차다. 정식 재판과 달리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지만 정유정은 지난달 14일에 이어 이번에도 사선 변호인과 함께 법정에 나왔다.

정유정은 “계획 범행이 아니다”며 “경제적인 부분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공소 사실 중 범행 동기나 계기 등이 기재된 사실과 다르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 이어진 “피해자를 살해한 후 시신을 분리해서 유기한 부분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네, 인정합니다”라고 대답했고, 재판부에 제출된 증거 사용에 대해서도 동의했다.

정유정의 변호인은 정유정의 아버지, 할아버지, 새 할머니 등 3명을 증인으로 신청한 데 이어 비공개 재판을 요청했다. 변호인은 “이 사건의 행위나 행위의 방법은 유례가 없는 특수한 경우”라며 “대중에게 왜곡 전달될 수 있고, 모방 범죄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국민의 알권리 등을 위해 비공개 재판으로 진행할 정도로 사회에 악영향을 미칠지 여부는 부정적”이라며 “다른 판사들의 의견을 모아 다음 기일에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정유정의 첫 공판은 다음달 18일 오전 10시 30분이다.

부산= 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