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비율 2배·약값 4배…비만 신약들 '아메리칸 드림'
"비만약 개발 기업, 반드시 진출해야 할 국가"
글로벌 제약사 주도로 개발되는 국내약, 美 진출 가능성 높아
1349달러(180만원) vs 328달러(43만원).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의 미국과 독일의 판매 가격이다. 미국이 독일보다 4배가량 비싸게 판다. 이처럼 미국은 전 세계에서 비만약을 가장 비싸게 파는 나라다. 비만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가 미국 시장을 반드시 공략해야 하는 이유다.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된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의 치료제가 국내에서는 그나마 미국 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보건전문 비영리기관 카이저패밀리재단(KFF)이 최근 미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의 비만 치료제 1달 치 가격을 비교해 공개했다.
미국의 비만 치료제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적게는 2~3배에서 많게는 4배 이상 비쌌다. 주 1회 주사제 위고비의 1달 처방 가격은 미국에서 1349달러다. 약 180만원이다. 반면 독일과 네덜란드에서는 4분의1 수준인 각각 328달러, 296달러에 불과했다.
위고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13㎏ 다이어트 비결로 지목하면서 유명해진 약이다.
또 다른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의 미국 1달 처방 가격은 1023달러(약 135만원)다. 일본에서는 319달러(약 42만원)다. 네덜란드에서는 444달러(약 58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마운자로는 최근 공개된 임상 시험에서 비만 환자의 몸무게를 최대 26.6% 줄였다. 현재 개발되는 당뇨·비만 치료제 중에서 가장 높은 체중 감소율이다. 마운자로는 제2형 당뇨 환자를 위한 치료제지만 곧 비만에도 사용을 허가받을 예정이다.
오젬픽(Ozempic)의 가격 차이가 가장 심했다.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었다. 오젬픽도 마운자로와 마찬가지로 제2형 당뇨약이지만 오프라벨(허가 외 처방)로 비만 환자도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서 1달 오젬픽 투약 비용은 936달러(124만원)다. 독일과 네덜란드(103달러)보다 9배 이상 비싸게 팔린다. 영국의 93달러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비싸다.
이렇게 나라마다 차이가 나는 건 보험 등 제도적인 측면이 크다. 미국은 다른 나라보다 비만 환자가 많아 의약품 수요가 크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KFF에 따르면, 전체 인구에서 BMI(체질량지수) 30 이상인 비만 환자 비율은 미국이 33.5%로 조사 대상 나라 중에서 가장 많았다. 이어 △캐나다 21.6% △독일 16.7% △네덜란드 13.8% △스위스 11.3% 순이었다. 평균은 17.1%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미국에서 비만 치료에 사용된 비용은 연간 1730억달러(약 229조원)로 추정된다. 성인 비만 환자는 건강한 사람보다 연간 의료비 지출이 평균 1861달러(약 246만원) 더 많았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미국이 비만 환자도 많고, 약값도 비싸고 많은 사람이 비만약을 찾고 있어 미국에서 더 많은 의료비 지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당뇨 및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 입장에서 보면 미국은 반드시 진출해야 할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한미약품, 유한양행 등이 글로벌 제약사 기술이전 방식으로 비만·당뇨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가 직접 개발하는 만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미국에 진출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주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적응증으로 개발되지만 향후 비만 치료제로 쉽게 방향을 틀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MSD에 기술이전된 한미약품의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현재 임상 2b상 진행 중이다. 앞서 임상 2a상에서 NASH 환자 대상으로 경쟁 약물인 위고비·오젬픽 대비 더 좋은 간지방함량 감소 효과를 보였다. 2b상에서는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위고비 2.4㎎ 용량 등과 효과를 비교할 예정이다. 임상 종료 시점은 2025년 12월이다.
유한양행은 베링거인겔하임에 NASH 치료제 'YH25724'를 기술이전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최근 해당 후보물질의 임상 1상을 개시했다. 18세 이상 성인이고, BMI 지수가 25 이상인 비만·과체중 56명을 대상으로 약의 내약성을 평가한다. 임상 종료 시점은 2025년 1월이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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