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과학적 근거 아닌 역사적 적대감으로 日수산물 수입 금지"-CNN
"中 방류 트리튬이 더 많아…경제 영향은 과대평가"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중국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발하며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조치를 두고 과학에 기반한 근거가 아니라 역사나 영토 분쟁 등 오랜 적대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특히 중국이 일본의 최대 수산물 수입국이지만 이번 금수 조치가 실제로 일본 경제에 미칠 영향은 과대평가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7일(현지시간) CNN은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한 중국의 일본 수산물 금수 조치는 "제2차 세계대전은 물론 그 이후에 발생한 갈등과 다양한 해양 영토 분쟁 등에서 비롯된 양국 간 오랜 적대감을 반영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24일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자 중국 소비자의 건강을 보호한다는 등의 이유로 수산물 전면 수입 금지라는 초강수를 뒀다.
홍콩과 마카오 역시 방류 당일에 후쿠시마, 이바라키, 도쿄 등 일본 10개 현과 도시가 원산지인 수산물과 동물성 식품 등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이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중국 측에 "즉각 철폐를 요구한다"고 맞섰고 일본 어민들도 정부에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CNN은 중국의 이번 결정이 자국 내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본 불매 운동과 궤를 같이한다고 봤다.
지난 2012년 일본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선언 이후 중국에서는 폭력적인 반일 시위와 함께 대규모 불매운동이 벌어진 바 있다.
CNN은 현재 중국에서 당시 상황과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면서도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짚었다.
실제로 현재 중국 소셜미디어(SNS)에는 일본산 수산물은 물론 일본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지 말자는 내용의 글이 여럿 발견되며 불매 운동 조짐이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CNN은 "중국과 홍콩이 과학적 엄밀성을 희생하면서까지 지역 라이벌(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사안을 과장하고 이중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이번에 17일간 방류하는 오염수 7800톤(t)에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거르지 못하는 삼중수소(트리튬) 약 1조1000억베크렐(㏃)이 포함된다.
이에 호주 커틴대학교의 방사성 폐기물 전문가 나이젤 막스 부교수는 CNN에 "방류되는 삼중수소의 양은 머리카락 10가닥 무게에 해당하는 0.003g 수준이다"며 "현재 태평양에는 이미 8400g의 삼중수소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는) 전 세계의 과거 관행과 완전히 일치한다"며 "60년간 이와 똑같이, 그리고 일반적으로 훨씬 더 많은 양의 삼중수소를 방류했다는 과학적 데이터가 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의 데이피드 크로프체크 물리학과 부교수는 "삼중수소는 자연적인 환경에서도 생성되며 비나 강을 통해 전 세계 바다로 흘러들어간다"며 "(후쿠시마 오염수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식수로 권장하는 것보다 리터당 7배 적은 삼중수소가 함유됐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연구에 따르면 중국의 푸칭 원전이 2020년 약 52조㏃의 삼중수소를 방류했지만 이 사실은 검열이 심한 중국 내에서는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중국의 금수 조치에 따른 경제적 영향이 과대평가 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스테판 앵그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N에 "중국은 일본의 최대 수산물 수입국이지만 이는 전체 식품 수입의 15~20%에 불과하다"며 "식품은 일본 전체 수출의 1%만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앵그릭은 "중국이 일본으로부터 모든 식품 수입을 금지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하더라도 일본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약 0.04%에 불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싱크탱크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페이 쉬에 아시아 담당 선임분석가는 "수산물 수출은 지난해 일본 전체 상품 수출의 0.3%에 불과하다"며 "일본 수산물에 대한 평판 손상을 고려하더라도 일본 전체 수출은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 본토와는 달리 홍콩에서는 대부분 식당이 공급망을 넓히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했다며 일본 식당들에 별다른 영향이 없어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한 스시 체인점을 운영하는 카라 만(33)은 CNN에 "사람들이 (수산물을 먹고) 병에 걸렸다는 보도가 나오면 좀 더 방사능 수치에 귀를 기울이겠지만 아직은 그런 소식이 없다"며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일본 요리를 계속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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