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치악산'에 뿔난 원주…구룡사 신도들도 '개봉 중단하라' 반발

강원 원주 치악산 구룡사 신도연합은 28일 오후 원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영화 치악산 개봉반대’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독자 제공) 2023.8.28/뉴스1

(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강원 원주시가 공포영화 치악산 제작사와 지역 이미지 훼손문제로 갈등을 겪는 가운데, ‘원주 치악산 구룡사 신도연합’이 제작사에 영화제목 변경을 요구하고 나섰다.

치악산 구룡사 신도연합은 28일 오후 원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영화 치악산 개봉반대’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원주시와 치악산 국립공원과 구룡사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영화 ‘치악산’의 개봉을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치악산 구룡사는 서기 668년 신라 문무왕 8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해 수많은 고승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치악산의 대찰이고, 강원도 유형문화재”라며 “매년 20만명의 관광객과 신도 1만여 명이 마음의 수향을 위해 방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지난 8월 초 영화 치악산 개봉소식과 토막 난 시신이 등장하는 영화 홍보 포스터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 “치악산에서 발생하지도 않은 토막살인 괴담을 배경으로 한 영화의 상영과 홍보는 원주시와 치악산 구룡사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킨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제작사가 원주시와 협의하면서 발표한 공식 입장문에는 실제 지역과 사건이 무관하며, 허구의 내용을 가공했음을 고지하겠다는 내용 외에 어떤 개선의 내용도 없다. 이것은 치악산과 원주 사람들을 무시하고 위협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영화 개봉이 보름도 남지 않았다. 원주시와 치악산의 이미지 하락을 방치하며 공식 입장문마저 홍보 수단으로밖에 사용하지 않는 제작사의 행태를 규탄한다”며 “영화개봉 연기와 영화 제목과 내용에 있는 치악산 명칭을 변경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원주시는 영화 치악산에 대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과 상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유무형의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화 ‘치악산’은 공포‧미스터리 장르로, 1980년대 치악산에서 토막 난 시신 발견 후 사건의 잔혹함에 따라 비밀리에 수사가 진행됐다는 괴담을 재해석한 스릴러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온라인에서는 치악산 괴담이 사실인지 묻는 글이 잇따라 나타났고, ‘치악산 괴담’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영화 치악산 포스터.(뉴스1 DB)

skh8812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