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아들 '학대혐의 교사' 어떤말 했나?…법정서 녹취 전부 재생

4차 공판서 재생 결정…녹취에 대한 증거능력 상관 없이 전후사정 파악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수원=뉴스1) 최대호 배수아 기자 = 웹툰 작가 주호민씨의 아들(9)에 대한 정서적 학대 사건의 핵심 쟁점인 특수교사의 수업 중 발언 전체가 법정에서 공개된다.

이 사건을 심리하는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28일 열린 특수교사 A씨(41)에 대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등 혐의 사건 3차 공판에서 녹음파일 전체 재생을 결정했다.

이 사건 녹음파일은 주씨가 지난해 9월13일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등교시키는 방법으로 생성한 것으로 A씨의 수업 과정이 담겨 있다.

주씨 측은 이 녹음파일을 기반으로 A씨를 신고했다. 수사에 나선 검찰은 A씨를 녹음파일에 담긴 발언을 확인했고, 이를 주씨 아들에 대한 정서적 학대라고 판단해 지난해 12월27일 A씨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진짜 밉상이네' '도대체 맨날 뭔 생각을 하는거야' '친구들 얼굴도 못 봐'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너를 얘기하는 거야' '싫어죽겠다, 너 정말 싫어' '급식도 못 먹는 왜인 줄 아나, 친구들을 못 만나니까' 등 A씨의 수업중 발언을 발췌해 공소장에 적시했다.

웹툰작가 주호민씨의 아들을 담당한 특수교사 A씨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 3차 공판이 재개된 28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김기윤 경기도교육청 고문 변호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8.2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A씨 측 전현민 변호사는 "검찰은 공소장은 A씨가 연속적으로 말을 쏟아낸 것처럼 기재돼 있다"며 "수업 진행 상 발언인지, 혼자 읊조린 것인지도 알 수 없다. 학생 답변도 들어야 한다"며 전체 녹취 공개 필요성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전 변호사는 또 "수업이 끝난 뒤 학생이 가족과 대화한 내용도 녹음돼 있는데, 아동학대 여부에 대한 이후 정황 확인을 위해 중요하다. 이부분도 함께 재생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수업 중 녹음은 약 2시간30분, 이후 녹음은 약 30분 분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곽 판사는 "가급적이면 시간을 확보해 관련 녹음 전체를 재생해 들어보기로 하겠다"며 "그 전에 음질개선 작업을 먼저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A씨는 이날 법정 피고인석에 자리했지만, 아무런 발언도 하지 않았다.

방청석에는 특수학급 교사 및 학부모 등이 대부분의 좌석을 메웠다.

A씨 측 또 다른 변호인인 김기윤 경기도교육청 고문 변호사는 재판 후 만난 취재진에 "교사 모르게 녹음된 파일은 위법수집 증거에 해당한다"며 "증거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만약 녹취록이 증거로 채택되면 교사들에 대한 녹음이 횡행해져 향후 교사 직무 수행에 어려움이 우려되므로 재판부에서 신중하게 판단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 녹음 전체를 확인하는 다음 공판(4차)은 10월30일 오후 2시 열린다.

한편 A씨는 이 사건으로 직위해제 조처 됐으나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약속으로 8월1일 복직으로 재전환 됐다. 현재 복직 관련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