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NDES POINT] '패스미스 혹평' 김민재 위한 변론...투헬의 의도된 전술 지시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김민재의 포기하지 않는 플레이만큼은 칭찬을 해줘야 한다.
바이에른 뮌헨은 28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라운드에서 아우크스부르크를 3-1로 격파했다. 이로써 뮌헨은 개막 2연승으로 2위에 위치했다.
이번 경기 김민재를 향한 평가는 엇갈린다. 수비적으로는 완벽했다. 김민재가 뛰고 있는 81분 동안 내준 유효슈팅은 단 1번에 불과했다. 김민재로 인해서 수비가 무너지는 경우는 없었다.
김민재의 플레이에서 아쉬웠던 건 패스였다. 패스성공률은 91%로 높았지만 제대로 연결되지 못했던 패스가 상대에게 넘어가 역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김민재가 프리시즌부터 몇 차례 패스미스로 인해서 위기를 자초한 적이 있어서 더욱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김민재의 플레이를 무조건적으로 비판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투헬 감독의 전술적인 지시 속에서 이뤄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김민재의 패스미스 중 가장 위험했던 전반 9분 상황.
김민재는 코망에게 패스를 전달하려다가 끊어져 곧바로 위기를 자초했다. 코망을 향한 김민재의 패스가 부정확했던 것도 사실이다. 김민재한테 문제가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는 장면이다. 센터백은 팀의 수비를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센터백이면 패스를 줄 때도 가장 안정적으로 선택하기 마련인데 이날 경기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는 계속해서 어려운 패스길만 찾았다. 그 패스길 앞에는 2선 자원들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아우스크부르크전에서 유독 뮌헨의 2선 자원들은 계속해서 번갈아가면서 하프라인까지 내려왔다. 하프라인으로 내려오면서 하프스페이스에 자리했다.
2선 자원들이 상대 수비수를 끌고 내려오면서 발생한 공간으로 스트라이커인 해리 케인이나 다른 2선 자원들이 침투하는 식으로 공격을 전개하려고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김민재가 있는 좌측에서는 주로 코망이 내려와서 볼을 받아주고, 코망이 볼을 받으면 옆에는 르로이 사네나 알폰소 데이비스가 나란히 위치했다.
김민재가 코망한테 볼을 건네면 코망이 볼을 받자마자 다른 선수와의 연계플레이를 시도해 아우크스부르크의 조직적인 수비 체계를 깨트리기 위한 시도를 자주 선보였다. 김민재한테만 나온 지시가 아니었다. 센터백 파트너인 우파메카노 또한 중앙이나 하프스페이스로 이동하고 있는 2선 자원에게 패스를 찔러줬다.
일반적으로 센터백이 후방에서 빌드업을 진행할 때 가장 안정적인 패스 선택지는 측면 수비수다. 상대 압박 조직은 주로 중앙지향적인 경우가 많아서 측면 수비수는 비교적 압박에서 자유롭다. 또한 중앙으로 전진하다가 패스가 차단되는 것보다는 측면으로 패스를 보내다가 차단되는게 덜 위협적인 공격 기회를 내주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는 데이비스나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측면에서 넓은 공간을 점유하고 있어도 굳이 2선 자원들에게 패스를 어렵게 넣어줬다. 센터백 입장에서는 굉장히 패스를 보내기가 까다로운 선택지다.
뮌헨은 김민재를 비롯해 여러 선수들이 이와 같은 패스 궤적을 보여주다가 실수를 저질렀는데도 계속해서 포기하지 않고 시도했다. 투헬 감독의 전술적인 지시가 아니고서야 이렇게 리스크가 있는 후방 빌드업 작업을 계속할 이유가 없다.
다만 아직까지 투헬 감독의 전술적인 지시를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안정적으로 펼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 역시 마찬가지다. 이탈리아 세리에A보다 더 압박 강도가 높은 분데스리가에 대한 적응과 동시에 동료들과의 호흡도 개선점으로 지적받았다. 데이비스나 조슈아 킴미히와 평범한 상황에서 패스를 주고받는데도 패스미스가 나와선 안된다.
그래도 김민재가 감독의 지시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이행했다는 점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수비수가 빌드업을 하다가 패스미스를 범하면 자신감이 떨어져서 계속해서 실수를 연발하거나
더 안정적인 패스 선택지를 고를 때가 많은데 김민재는 달랐다. 포기하지 않고 2선 자원들에게 패스를 공급했다. 코망이나 킴미히가 너무 낮은 위치까지 내려오면 동료들에게 더 올라가라고 손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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