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엔 ‘뉴진스 아저씨’가 있다···K팝소비 둘러싼 ‘갑론을박’ 조명
일본 현지에는 ‘뉴진스 아저씨’(NewJeansおじさん)란 신조어가 있다. 뉴진스의 문화를 소비하는 중년 남성 팬의 문화현상까지 이어지며 뉴진스의 신드룸급 인기가 조명됐다.
일본 연예 매체 ‘엔카운트’는 최근 뉴진스를 따르는 중년 남성 팬들을 ‘뉴진스 아저씨’로 지칭한 신조어가 급상승하고 있다며 이들을 둘러싼 갑론을박에 대해 다뤘다.
이 매체는 뉴진스가 지난 19일 도쿄 조조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 대표 여름 페스티벌 ‘서머소닉 2023’ 무대에 선 사례를 들며 어린 여성 팬들뿐 아니라 나이 든 남성 팬들의 모습이 객석에서 대거 포착됐다고 운을 띄웠다.
이와 함께 ‘뉴진스 아저씨’라는 키워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잇따르고 있는 점을 주목하며 한 음악 저널리스트가 지난 4월 “뉴진스의 3년 후를 상상하고 싶지 않다”는 글을 올린 것이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일부 K팝 팬들은 ‘일본 아이돌과 마찬가지로 (뉴진스를)성적 소비하고 싶어하는 일본 아저씨들’ ‘미성년을 미성년으로 소비하고 싶을 뿐’이라는 비판을 이어갔고 뉴진스를 따르는 일부 중년 남성 팬들을 일컬어 멸시하는 뜻이 담긴 ‘뉴진스 아저씨’라는 단어가 탄생했다고 전했다.
‘뉴진스 아저씨’를 설명하는 조건으로 ‘뉴진스의 음악성에서 종래의 K팝과 다른 무언가를 느낀다’ ‘멤버보다 총괄 프로듀서인 민희진 어도어 대표에게 관심이 끌린다’ ‘K팝과 뉴진스를 다른 문화로 받아들이는 사람들’ 등이 거론됐다.
즉 본래 K팝 팬들이 아니었던 중년의 남성들이 뉴진스의 문화에 열광하고 있다며 이를 두고 일부 K팝 팬들의 반발 또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K팝을 평가절하하면서도 뉴진스는 뭔가 다르다며 문화를 소비하는 일부 중년남성에 대한 기존의 K팝 팬들의 지적이다.
다만 최근 들어 달라진 동향도 소개했다. 뉴진스의 서머소닉 무대 이후 뉴진스 아저씨를 자처하는 중년 남성들의 커밍아웃이 잇따랐다고 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K팝을 듣지 않았던 아저씨가 갑자기 이를 듣는 것을 용서해달라’ ‘뉴진스 아저씨라 불려지는 것이 기쁘다’ 등의 반응을 타전했다.
이를 두고 한 대학 강사는 “뉴진스 아저씨라는 말은 특정 인물에 대한 대상이 확대돼 젊은이들의 문화 활동 영역으로 파고드는 중장년 남성에 대한 일반적인 뜻을 갖게 됐다”며 “향후 뉴진스 아저씨란 단어뿐 아니라 ‘○○아저씨’ ‘△△아저씨’라는 말을 점점 더 확대될 지 모른다”고 주목했다.
해당 칼럼은 일본 포털 사이트에서 메인 뉴스로 지정돼 높은 화제성을 낳았다. 누리꾼들의 댓글이 900개가 넘게 달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이 직접 해당 칼럼에 대한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음악 프로듀서 도쿠리키 모토히코는 “기존의 K팝에 비하면 뉴진스의 곡조가 나의 세대에게도 사랑 받기 쉬운 음악이라 생각한다”며 “한국어 음악은 아니면서도 거의 영어 노래로 들리는 만듦새가 기존의 K팝을 듣지 않았던 남성층을 사로잡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논란이 기사로 나올 정도이니 향후 뉴진스의 인기가 일본에서도 더욱 확산될 것은 틀림없을 것”이라고 했다.
작곡가 마츠모토 타쿠오 또한 “‘뉴진스 아저씨’라는 아유하는 느낌의 단어가 생긴 것은 모 남성이 트위터에서 중얼거린 것이 계기”라며 “더욱이 (K팝이)여성이나 아이들이 듣는 장르로 간주했던 층이 주도한 것도 논란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었다고 추측한다”고 했다.
뉴진스는 현재 미니 앨범 2집 ‘겟 업’(Get Up) 활동을 종료한 상태다. 뉴진스가 별도의 일본 활동을 공식적으로 하지 않았음에도 ‘뉴진스 아저씨’란 단어가 활성화될 만큼 문화적 현상으로까지 나타난 것이다.
뉴진스가 올해 1월 2일에 발매한 싱글 앨범 ‘OMG’는 일본 레코드협회 기준 누적 재상수 1억회를 넘겨 ‘디토’(Ditto)에 이은 두 번째 플래티넘을 인증받았다. ‘겟 업’ 또한 지난달 21일 앨범 발매와 동시에 오리콘 데일리 앨범 랭킹 1위(7월 21일자)로 직행했고 라인뮤직, 애플뮤직 재팬, 스포티파이 재팬 등 주요 음원 차트 상위권을 휩쓸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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