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끝까지 간다"고 하더니…서튼 감독은 왜 지휘봉을 내려놨나? '자진 사퇴'의 전말

박승환 기자 2023. 8. 2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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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전날(27일) 경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롯데 자이언츠 내부적으로 '자진 사퇴'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래리 서튼 감독은 지휘봉을 스스로 내려놓게 됐을까.

롯데는 올 시즌에 앞서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모처럼 '큰 손'으로 군림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유망주 육성에 많은 공을 들였던 롯데는 올 시즌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려볼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 '안경에이스' 박세웅과 비FA 다년계약을 시작으로, 유강남과 4년 80억원, 노진혁과 4년 50억원, 한현희와 3+1년 40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밖에도 각 구단들로부터 방출된 선수들을 끌어모으며 전력을 다졌다.

전력 보강의 효과는 확실했다. 롯데는 지난 4월 14승 8패 승률 0.636을 기록하며 2012년 이후 무려 10년 만에 단독 1위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5월 일정을 종료하던 시점에도 27승 17패 승률 0.614로 3위에 랭크돼 있으면서 상위권 경쟁을 펼쳐왔다. 소위 '잘 나가던' 롯데가 갑작스럽게 곤두박질치기 시작한 것은 6월부터였다. 마치 지난해의 '악몽'이 떠오르는 모습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마이데일리

롯데는 안권수와 노진혁, 정훈 등 주축 선수들이 크고작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기 시작하면서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6월 한 달 간의 성적은 9승 16패 승률 0.360(8위)에 불과했다. 롯데는 어떻게든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올스타 브레이크를 기점으로 댄 스트레일리, 잭 렉스를 방출하고 애런 윌커슨, 니코 구드럼을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팀 성적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롯데는 올스타 브레이크가 끝나고 후반기가 시작된 후에도 3승 6패 승률 0.256(9위)으로 부진이 지속됐고, 8월 또한 9승 13패 승률 0.429(8위)로 여전히 허덕이고 있다. 28일 현 시점에서 롯데의 올 시즌 성적은 50승 58패로 7위에 랭크돼 있는데, 최근 7연패의 수렁에 빠지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얻을 수 있는 마지노선인 5위와는 격차가 5경기로 벌어져 있다.

이러한 가운데 래리 서튼 감독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서튼 감독은 지난 17일 부산 SSG 랜더스전에 앞서 한차례 건강상의 문제로 경기를 지휘하지 못했다. 경기 전부터 상태가 좋지 않았던 서튼 감독은 병원을 방문해 링거를 맞고 야구장에 도착, 언론 브리핑을 마친 이후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이종운 수석코치에게 감독 대행을 맡기고 야구장을 떠났다. 그리고 전날(27일) 또한 건강의 문제로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서튼 감독이 최근 계속해서 자리를 비우자, 일각에서는 '자진 사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 고위 관계자는 전날(27일) '마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자진 사퇴와 계약 해지 등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29일부터 열리는 대전 3연전부터는 다시 지휘봉을 잡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어떠한 성적을 거두더라도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임기를 채울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런데 서튼 감독이 갑작스럽게 자진 사퇴의 뜻을 밝힌 이유는 무엇일까. 롯데 관계자는 "경기가 끝나고 나서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오늘 오전까지 깊은 논의를 했고, 자진 사퇴 의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사실 우리(롯데)도 퇴근을 하기 전까지 몰랐는데, 밤 늦게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마이데일리

서튼 감독은 현재 경기를 지휘하기 힘들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일까. 롯데 관계자는 "어지럼증과 몸살 증세가 있었다. 아무래도 팀 성적이 좋지 않으면서 부담감을 느꼈고, 짐이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한 것 같다. 팀에 폐가 되기 싫었던 것 같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복수의 롯데 관계자들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롯데는 28일 "서튼 감독이 27일 사직 KT와 경기후 건강상 사유로 감독직 사의를 표하여 구단은 숙고 끝에 서튼 감독의 뜻을 존중하고 수용키로 했다"며 "29일 대전 한화 이글스 경기부터 이종운 수석코치의 감독 대행체제로 잔여 시즌을 이어나간다"고 밝혔다.

최고의 성적으로 시즌을 출발했던 롯데, 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진 가운데 서튼 감독과의 동행은 '최악'의 결말을 맞게 됐다.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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