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비리 경주대 '신경주대' 전환…설립자 일가 '재장악' 논란
신경주대 구성원 최대 40개월 이상 임금 체불…체불액 100억원
뚜렷한 재정 조달 및 대학 정상화 계획 없어 '우려 확산'
대학 운영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던 경주대가 서라벌대와 통합돼 신경주대학으로 출범한 가운데 김일윤 신임 총장이 대학의 새로운 변화를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100억 원에 육박하는 대학 구성원들의 임금체불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내놓지 못한데다 설립자 일가의 파행적 대학 운영에 대한 입장도 내놓지 않아 비판여론이 커지고 있다.
신경주대학교 김일윤 총장은 28일 경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경주대학을 취업사관학교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신경주대는 재단법인 원석학원 산하의 경주대(4년제)와 서라벌대(2~4년제)를 통합한 대학이다.
김일윤 총장은 "신경주대학 구성원은 환골탈태의 각오로 혁신에 나서고, 관산학 동반 협력체를 만들어 지역 발전의 견인차이자 취업률 100%를 달성하는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의 재정 문제 해결을 위해 수익사업을 강화하고 재산 처분이 가능할 경우 이를 학교 재정건정성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학 정상화에 대한 의구심은 커지고 있다. 경주대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돼온 김일윤 총장이 또 다시 전면에 나서며 사태 해결에 대한 의지에 의문부호가 붙는데다 정상회의 핵심인 재정 마련 대책은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1988년 개교한 경주대는 한 때 재학생 4천명을 넘는 강소대학으로 분류됐지만 현재는 학생들이 오지 않으며 운영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교직원에 대한 임금이 밀리며 일부 직원은 40개월 이상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고, 누적 체불액만 100억원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경주대는 정부의 재정지원제한 대학에 2년 연속 포함되면서 운영상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일윤 총장은 "일부에서 제 재산이 수조원에 달한다고 말하는데 지금 가진 건 집 2채 뿐"이라며 "현재 교육부 등 다양한 기관을 대상으로 지원을 받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는 만큼 신입생을 받는 내년 3월에는 임금 체불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주대가 급격히 무너진 이유는 설립자 일가의 족벌체제에 의한 파행적 운영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경주대와 서라벌대는 5차례 국회의원을 역임한 김일윤씨와 그 일가가 학교법인 원석학원을 통해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학교다.
1992년 경주대총장을 맡은 김씨는 이듬해인 93년 학교공금 53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고, 2008년에는 18대 총선에 출마했다 금품을 돌린 영상이 공개돼 당선이 무효로 되고 다시 구속됐다.
김씨에 이어 총장을 맡은 아내 이순자씨의 파행적 대학 운영도 드러났다. 교육부가 2017년 말부터 경주대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인 결과 무려 50건의 지적사항과, 110건의 신분상·행정상·재정상 조치를 받은 것이다.
감사 결과 이씨는 2012년부터 2017년 사이 무려 67차례 해외출장을 갔고, 6100여만 원을 쇼핑과 관광 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수도 규정보다 많은 액수인 매달 1천만 원 이상 받아 챙겼고, 130억원 상당의 토지 20여 필지를 이사회나 교육부 승인 없이 공시지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다 적발됐다.
특히 자신의 딸이 대표로 있는 호텔에 학생들을 교육시킨다는 명목으로 의심스러운 거래를 한 뒤, 5억 원 이상을 경주대가 호텔에 지급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는 감사결과를 토대로 2018년 11월 학교법인 원석학원의 기존 이사 6명의 임원취임승인을 취소하고 2019년 2월에는 임시이사 7명을 선임하면서 관선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순자 전 총장은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은 2021년 4월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하지만 기존 재단 이사들은 임시 이사들에게 개별소송을 제기하면서 임시 이사들이 사임하는 등 학내 개혁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결국 관선이사 체제는 실패로 끝났다.
이에 대해 김일윤 총장은 "관선이사의 몰지각과 무책임한 잣대로 대학은 폐교직전까지 몰렸다"며 "대학 정상화를 위해 구성원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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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CBS 문석준 기자 pressmo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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