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서튼 감독, 건강 문제로 자진 사퇴
어지럼증 호소하며 건강 악화
남은 시즌은 이종운 감독 대행 체제로
프로야구 롯데의 래리 서튼(53·미국)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롯데 구단은 28일 “서튼 감독이 27일 사직 KT전 후 건강을 사유로 감독직 사의를 표했다”며 “구단은 숙고 끝에 서튼 감독의 뜻을 존중해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재 롯데는 7연패에 허덕이며 10개 구단 중 7위(50승58패·승률 0.463)에 머무르고 있다.
서튼 전 감독은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에서 선수로 뛴 뒤 감독직을 역임하는 등 한국 프로야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이어왔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현대, KIA 등에서 선수로 뛰었던 서튼 전 감독은 이후 2019년 10월 롯데 퓨처스(2군) 리그 감독으로 부임해 선수들을 육성했다.
그러다 2021년 5월 허문회(51) 전 롯데 감독이 경질되며 1군 지휘봉을 잡았다. 보통 1군 감독이 경질되면 감독 대행 체제로 한동안 팀이 꾸려지는데, 서튼 전 감독은 감독 대행도 거치지 않고 정식 감독으로 즉시 임명됐다.
감독 지휘봉을 잡은 첫해에 서튼 전 감독은 53승53패8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내며 롯데 팬들의 기대감을 부풀어 오르게 했다. 이에 힘입어 롯데는 2021년 시즌을 마친 뒤 서튼 전 감독과의 계약을 2023년까지 연장했다.
그러나 온전히 시즌을 이끈 2022년엔 8위(64승76패4무·승률 0.457)로 시즌을 마치는 등 기대를 밑돌았다.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에 롯데는 봄에만 잘하다가 고꾸라진다는 이른바 ‘봄데’의 오명을 딛고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5월 초까지 9연승을 달리고 중순까진 리그 1위에 오르며 ‘세계에서 가장 큰 노래방’을 들썩이게 했다. 그러다가 6월부터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악재가 겹치며 추락했다.
서튼 감독은 최근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 영향을 받아 이번 달에만 두 차례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지난 17일 어지럼증을 이유로 병원을 찾은 뒤 부산 사직구장으로 출근했다가 경기 전 기자 브리핑을 마치고 증세가 심해져 귀가했다. 27일에도 비슷한 이유로 출근했다가 귀가했다.
오는 29일 대전 한화전부턴 이종운(57)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팀을 이끈다. 1989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롯데에 입단한 이 감독 대행은 1992년 외야수로 활약해 롯데의 마지막 우승에 힘을 보탠 ‘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모교인 경남고 감독을 거쳐 2015년에 롯데 감독으로 부임했다가 한 시즌 만에 팀을 떠난 적이 있다.
이 감독 대행은 연패와 감독 사의 등으로 뒤숭숭한 팀 분위기를 수습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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