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신용카드 안쓰는 이유 있었네"…수수료가 2%?

한재혁 기자 2023. 8. 28. 14: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험료 신용카드납, 생·손보 각각 5.1%, 29.1%에 그쳐
"1%로 인하해야" vs "형평성 어긋나"…업권 간 다툼도
[서울=뉴시스]결제와 교통카드 기능이 통합된 와우패스 카드(사진=오렌지스퀘어 제공)2023.08.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한재혁 기자 = 소비자들이 신용카드를 이용해 보험료를 납부하는 비율이 평균 30%를 넘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 수수료 책정을 두고 벌이는 보험업계와 카드업계의 갈등이 꼽히고 있다. 현행 수수료가 2% 초반대로 책정된 가운데 업권 간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아 우려가 제기된다.

2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1분기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의 총 수입료 16조2344억원 중 카드결제를 이용한 수입보험료는 8223억원으로 전체의 5.1%를 차지하고 있다.

생보사별로 신용카드납 지수를 살펴보면 라이나생명이 35.1%로 가장 높고 AIA생명이 21.1%로 나타났다. 동양생명은 11.5%, 신한라이프는와 처브라이프생명이 각각 9.4%, 9.3%로 뒤를 이은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0~5%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등 대형사들은 신용카드를 통한 납부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손보업계는 상대적으로 카드결제 비중이 높았다. 전체 원수보험료 10조8603억원 중 카드결제 원수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3조1627억원으로 29.1%를 차지하고 있다. 대형 손보사 중에는 메리츠화재가 20.9%의 신용카드 납부 비율을 기록했으며 현대해상은 34.5%, KB손해보험 30.2%로 나타났다.

두 업권이 차이를 보이는 데에는 상품군 차이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생보사들의 저축성 보험은 납입방식이 시중은행의 예·적금 상품과 유사해 신용카드를 통해 납부하는 것이 비합리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손보사의 경우 대부분의 신용카드납이 자동차 보험에서 이뤄지고 있어 생보업계보다 카드결제가 많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자동차보험 내 신용카드 결제 비중은 77.8%다.

카드결제시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도 신용카드를 이용한 보험료 결제가 확대되는데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들이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납부하게 되면 밴(VAN)사에 들어가는 수수료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데 결제 금액이 커질수록 보험사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함께 늘어난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 16일 발표한 '2023국정감사 이슈 분석'에 따르면 현재 보험사의 카드 가맹점수수료는 2% 초반인 반면 업계가 희망하는 수수료 수준은 1%로 간극이 적지 않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각사별로 수수료 수준은 차이가 있겠지만 2%대에서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입법조사처는 "현실적으로 카드사가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보험업계 자체 비용 절감 요소 반영, 신용카드 결제프로세스 효율화 등으로 수수료 인하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으나 추가적인 보험사의 비용부담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보험사와 같은 대형가맹점의 경우 현행 신용카드 수수료 체계하에서 가맹점수수료 인하가 쉽지 않은 점, 그리고 간편결제 등 새로운 결제방식의 확대가 예상되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카드수수료 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단기 상품 위주인 손보사와 달리 생보사들은 장기상품이 주류인만큼 그 부담도 크다"며 "수수료 부담이 계속되면 결국 사업비 영역에서 지출을 줄여야 하는데 이 경우 그 피해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카드업권은 수수료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악화된데다 저조한 신용판매 수수료율로 인해 현 수준에서 인하시 적자를 보는 구조라는 주장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상반기 중 전업카드사의 순이익은 1조4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5억원(12.8%) 감소했다.

특히 카드사의 자금조달비용, 밴(VAN) 수수료 비용, 마케팅비용 등을 산정해 도출해낸 수수료원가가 영세 사업점 기준 0.5%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카드사들의 본업인 신용판매는 수익성이 저하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는 카드납부 전제 조건으로 가맹점수수료 인하를 지속 주장하고 있으나 수수료는 여전법에 따라 적격비용에 기반해 책정하고 있다"며 "보험사만 예외적으로 하향 조정하는 것은 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타 가맹점과의 형평성 측면에서도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aebyeok@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