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건너 불 구경? 中 경기둔화는 세계에 어떤 영향을 주나
올해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됐던 중국 경제 엔진이 빠르게 식으면서 각국은 자국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 경제를 '시한폭탄'이라고 경고했고 아시아 수출국들은 이미 중국과의 교역 감소 여파를 느끼고 있다. 물론 중국 경기 둔화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을 끌어내리면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다. 또 인도 같은 일부 신흥시장은 중국을 벗어나려는 외국인 투자금을 빨아들일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한국도 일부 반사익을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세계 2대 중국 경제의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세계엔 악재가 되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BCA리서치의 피터 베레진 수석 전략가는 중국의 디플레이션이 세계 경제에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면서도 "중국 경제가 계속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까지 불황에 빠진다면 그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중국의 경기둔화가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무역, 물가, 관광, 환율, 채권, 주식 등 6가지로 나눠 정리했다. 중국 경제에 대한 노출도가 클수록 경기 둔화에 따른 파장도 클 것이란 분석이다.
①중국 소비 부진으로 대중 수출 타격
많은 나라, 특히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을 최대 수출 상대국으로 두고 있다. 때문에 중국이 내수 부진으로 수입을 줄이면 다른 나라들도 그 여파를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중국의 수입액은 지난 10개월 가운데 9개월 동안 줄었다. 7월엔 아프리카, 아시아, 북미발 대중 선적 규모가 일제히 전년 대비 감소했다. 한국의 경우 올들어 지난달까지 대중국 수출이 25.9% 줄었다.
철광석 등 일부 원자재의 대중 수출량은 유지되고 있지만 경기 둔화가 계속되면 이마저도 꺾일 공산이 크다. 이는 호주와 남미 등 전 세계 광산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②中 생산자물가 하락은 세계 물가에 하방 압력
중국의 생산자물가는 10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는 중국발 제품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는 의미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세계엔 반가운 소식이다. 실제로 미국 항구에서 중국 제품 가격은 올해 들어 매달 하락 중이다. 중국의 생산자물가가 오르지 않는 한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웰스파고는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경우 미국의 2025년 소비자물가를 0.7%포인트 끌어내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③중국인 관광, 팬데믹 전으로 돌아가려면 한참 걸려
이달 앞서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닫았던 단체 관광의 문을 완전히 열었지만 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 당시 닫혔던 하늘길이 완전히 재개되지 않은 탓에 해외여행 비용이 비싸진 데다 중국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도 나빠지고 있다. 팬데믹과 경기 부진으로 수입은 감소했고 계속된 부동산 시장 침체로 주택 소유자들이 느끼는 경제적 불안이 적지 않다. 때문에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되찾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으며 이는 태국 등 관광 의존도가 큰 나라에 타격을 줄 수 있다.
④中경제 노출도 높은 통화 가치 하락
중국 경제 불안감으로 위안화 가치는 올해 달러를 상대로 5% 넘게 떨어졌다. 바클레이즈은행은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위안화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싱가포르달러, 태국 바트, 멕시코 페소 등에도 하방 압력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외환 시장에서 중국 경제의 척도로 받아들여지는 호주 달러 역시 3분기에만 3% 넘게 떨어졌다.
글로벌 자산관리업체 PGIM의 마그달레나 폴란 신흥시장 거시 연구 책임자는 "중국 경제가 약세를 보이면 대중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경제와 통화를 낙관하기 어려우며,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 등 원자재 노출도가 큰 통화도 하방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⑤중국 채권 버리고 대안 투자처 찾는 해외 자금
올해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추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중국 채권 매력은 떨어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국채 보유액은 2019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집계했다. 대신 금리 인상 사이클의 막바지에 다다른 한국, 인도네시아 등이 글로벌 자금의 대안 투자처로 떠올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중국 채권 시장에선 외국인 투자액이 302억달러 순유출한 데 반해 한국 채권 시장으론 465억달러가 순유입됐다.
⑥中매출 의존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주가 하락
중국 시장 매출 의존도가 큰 기업들의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24일까지 나이키는 중국 소비 둔화에 따른 실적 부진 우려로 11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 기간 낙폭은 11%에 달한다. 유럽 명품업계나 태국 여행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삭소캐피탈마켓츠의 레드먼드 웡 시장 전략가는 이 분야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분야로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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