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 강풀 작가 “원작보다 낫다는 반응, 웃어야 할지”[EN:인터뷰①]
[뉴스엔 박수인 기자]
강풀 작가가 첫 드라마 각본을 쓴 소감을 밝혔다.
강풀 작가는 8월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디즈니+ '무빙'(원작 각본 강풀/연출 박인제 박윤서) 각본 집필 과정과 어려움 등을 털어놨다.
디즈니+ 오리지널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액션 시리즈.
강풀 작가는 "영화할 때는 벽에 부딪히더라. 다들 좋다고 계약하는데 나중에 항상 이상하다고 연락이 온다. 축약을 하거나 변형을 해야 했다. 만화는 내 거, 영화는 감독님거라고 생각했다. 드라마는 호흡이 길고 '무빙'은 애정 자체가 남달랐다. '한 번 직접 해보실래요?' 했는데 고민이 되더라. 역으로 제안을 해서 '한 번 써볼테니까 보고 판단해달라'고 했다. 쓰는 데 두 세 달 정도 걸렸다. 낯설었는데 좋다 해서 쓰게 됐다. 욕심을 가졌던 건, 만화는 하다 보면 덜어내는 부분이 많았다. 만화는 아무리 여백을 한다고 해도 캐릭터가 납작해지는 경우가 있다. 만화를 쓸 때는 마감에 쫓겨서 못 했던 것들이 있었다. 미처 못했던 걸 할 수 있겠다 싶었다.그래서 협업을 해보고 싶었다. 만화는 모든 걸 제가 책임지는 구조였는데 하다 보니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만화는 제가 망하면 그만인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니까 마음가짐이 달라지더라"고 말했다.
20부작으로 쓴 이유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어려움은, 가장 많았던 의견이 시간 순서대로 가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제가 끝까지 반대했다. 만화 그릴 때 한 번 경험을 해봤다. 어떤 드라마 제작진이든 똑같은 말을 했을 것 같다. 시간 순서대로 가는 게 어떻겠냐고. 제가 고집을 피웠다. (고집을 피운 이유는 시간 순서대로 가면) 미스터리 구조가 사라진다는 것이었고 중간에 학생들이 나오면 텐션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아이들 이야기나 학생들 이야기는 15화 이후에 연결이 된다. 서사를 위해 양보를 못하겠더라. 지루하다고 할 수 있겠는데 생각이 들면서도 순간보다는 전체를 봐야하는 게 작가라고 생각한다. 너무 많은 의견이 있을 때 중심을 잡아서 그렇게 하고 싶었다. 그래야 더 카타르시스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맙게도 제작진이 이해를 해주셨고 앞에서의 하이틴 멜로 이야기는 큰 모험이었는데 지금도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각본에 주석을 달기도 했다고. 강풀 작가는 "각본 제안을 받았을 때 드라마를 많이 안 봐서 티빙, 시즌 등 다 구독해서 과거 드라마를 다 찾아서 봤다. 극본들을 보내달라고 해서 보는데 저랑은 좀 안 맞더라. 빨리 배워서 할 자신도 없고 저는 형식이 좀 달랐다. 그림을 그리듯이 썼다. 극본 양도 엄청 많았다. 40분짜리가 보통 3, 40페이지, 많으면 60페이지도 나온다. 대사보다 지문이 많을 ��가 많았다. 콘티를 쓴다고 생각해서 길게 쓰게 됐다. 내가 생각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니까. 글로도 표현이 안 되면 주석을 달았다. 자료를 붙이기도 했다. 제 큰 단점이 만화에는 말풍선으로 넣다 보니까 문어체인 거다. 그걸 배우들이 말했을 때는 문제가 생기더라 현장에서 당황했을 거다. 각본은 네비라고 생각하고 목적지만 같도록 하자고 했다. 평소에 다나까 말투를 잘 안 쓰지 않나. 그걸 부드럽게 많이 만들었다. 발화할 때는 많이 다르구나 라는 걸 많이 배웠다"고 털어놨다.
각본을 집필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조건 '재미'였다고. 강풀 작가는 "만화를 20년 넘게 그렸는데 시대가 변하는 걸 느낀다. 짧은 걸 보는 시대가 되면서 사람들은 점점 서사를 보지 않더라. 저에게는 서사보다도 줄거리, 인물의 서사가 너무 중요했다. 오래 만화를 그리면서 느낀 게, 사건을 만나서 결말로 가는 건데 더 중요한 게 인물이었다. 그걸 다 풀려면, 20부작을 끌고 갈 수 있으려면 무조건 재미있어야 되더라. 쓰고 나면 '나만 재미있는 건가' 고민한다. 대중과 내가 재밌다고 생각하는 것을 맞춰하는 게 힘들었던 것 같다"고 짚었다.
드라마에서 서사를 중요시 여기는 이유로는 "저는 줄거리와 스토리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파악하는 게 줄거리라 생각하고 서사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을 알아야 재밌어진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하려면 차근차근 밟아나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완성된 전체로 봤을 ��는 쌓아가는 서사가 중요하지 않나 싶나"라고 덧붙였다.
각본을 쓴 후 반응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고. 강풀 작가는 "반응 보니 기분이 좋다. 저도 반응이 어떤지 잘 모른다. 주변 반응밖에 잘 모르는데 주변에서는 워낙 좋게 말해주니까. 만화 그릴 때는 댓글을 잘 안 봤는데 요즘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검색한다. 저도 그렇게 하게 되더라. 생각보다 반응이 좋은 것 같아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원작보다 낫다는 반응이 있더라.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더라. 영화는 몇 번 해봤지 않나. 원작과 비교 당하는 입장이었는데 원작보다 더 좋다는 반응이 있으니까 만화에게 미안하기도 하면서도 현재는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할 때는 평가에 자유로웠다. 지금은 책임을 지고 앞에 있다고 생각했다. 잘못되면 내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보다 원작을 잘 알고 있고 오랫동안 고민했기 때문에 지금으로써는 제 투박한 각본을 매끄럽게 해준 제작진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죽어가는 디즈니+를 살렸다는 반응에 대해서는 "디즈니+를 편들자는 게 아니라 디즈니+가 마음에 들었던 가장 큰 이유는 1.5배속이 안 되는 OTT더라. 저는 배속이 되는 게 싫다. 만드는 입장에서 목표가 있는데 창작자의 의도도 중요하지만 구독자의 의견이 더 중요해졌다. 저는 OTT 8개를 구독해서 다 보는데 1.5배속으로 보는 게 이해가 안 되더라. 옛날사람이라 그런가 싶더라. 시대를 못 쫓아가는구나 싶었다. 그래도 배속이 안 되는 게 좋더라. 제가 알기로는 디즈니+가 어렵다고 하거나 ('무빙'이 망하면) 철수한다거나 그런건 오보인 걸로 알고 있다. 7개를 딱 풀고 매주 하나씩의 영화를 발표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했기 ��문에 '무빙' 공개방식도 마음에 들었다"고 전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인터뷰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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