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 "5백억 '무빙' 망하면 디즈니+ 망한다? 1.5배속 안돼 좋았다" [인터뷰③]

연휘선 2023. 8. 2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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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무빙'의 강풀 작가가 남다른 제작비와 디즈니+와의 관계에 대해 밝혔다.

강풀 작가는 28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무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과거의 아픈 비밀을 숨긴 채 살아온 부모들이 시대와 세대를 넘어 닥치는 거대한 위험에 함께 맞서는 초능력 액션 히어로물이다. 배우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차태현, 류승범, 김성균, 김희원, 문성근, 이정하, 고윤정, 김도훈, 박희순, 양동근, 김신록, 곽선영, 조복래 등 화려한 캐스팅과 한화 50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제작비로 이목을 끌며 준비 단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정작 강풀 작가는 제작비에 대해 "솔직히 저도 정확한 규모를 모른다"라며 웃었다. 그는 "그런데 하면서 고민했던 게, 쓰고 싶은 건 많고 저지르고 싶은데 이걸 제작비가 감당할 수 있을까 싶어서 쪼그라드는 게 있더라. 감독님이 '일단 써'라고 하시더라. 작가가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고. 너무 고마웠다. '이걸 썼다가 할 수 있을까?' 싶었다가 그냥 다 풀어두고 다 썼다. 그래서 하고 싶은 걸 다 썼다. 저도 정확한 금액을 모른다"라고 밝혔다.

'500억 원'이라는 국내 작품 중 남다른 규모의 제작비 덕분에 ''무빙' 망하면 디즈니+도 망한다"는 말이 속설처럼 떠돌기도 했다. 입소문이 탈 시점에 디즈니+에서 '무빙' 신규 에피소드의 공개 지연 사고가 발생하며 비판과 우려를 동시에 자아내기도 했던 상황. 정작 강풀 작가는 디즈니+에 상당한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디즈니+를 편들자는 게 아니라 저는 디즈니+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게, 다른 OTT나 유튜브에서 1.5배속이 되는 게 싫다. 디즈니는 안 된다. 창작자의 의도도 중요하지만 구독자 의견이 중요해진 부분인다. 저는 집에서 OTT를 8개를 구독해서 다 본다. 가끔 1.5배속으로 보는 게 이해가 안 되는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내가 옛날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고 있다. 49세가 됐지만, 내가 시대를 못 쫓아가는 면이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디즈니+가 배속이 안 되는 게 좋았다. 제가 알기로는 디즈니+가 어렵다고 철수설 도는 것도 다 오보인 것으로 알고 있다. '무빙'의 공개 방식도 마음에 든다. 7회까지 다 푼 것. 8~9회가 영화 한 편이라고 봤다. 매주 하나씩의 영화를 발표하자는 마음으로 했다. 저한테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디즈니+가 조력자"라고 힘주어 말했다. 

작품의 매력 포인트로 평가받는 '소시민 초능력자' 설정에 대해서도 강풀 작가는 "'무빙'이 처음에 나왔을 때가 벌써 8년 전이다. 발표 전에 2년 정도 써둔 작품이니까 10년 된 작품인 셈이다. 소시민적인 히어로물이라기 보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무빙' 이전에 '타이밍'이라는 작품이 있었다. 20년은 된 작품이다. '타이밍'부터 출발을 했다. 시간능력자들의 이야기인데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번엔 신체능력자들 이야기를 해보자는 생각에 써본 게 '무빙'이다. 초능력이 워낙 관념적이라 '타이밍(timing)', '무빙(moving)'처럼 '-ing'로 맞추려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흔해진 이야기더라도 힘이 있다고 봤다. 그리고 안기부는 이제 역사에서 사라졌다. 다들 이제는 그 이름을 모를 정도로. 그런데 제가 '무빙'부터 하고 싶은 이야기가 이제는 한국형 히어로라고 우긴 게 먹힌 거고, 한국 근대 역사를 조금 더 담고 싶었다. 완전히 픽션이지만 본인의 의지와 상관 없이 사건에 휘말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어서 안기부를 다루게 됐다. 안기부가 쇄신이 돼서 국정원이 된 걸 요즘 분들은 많이 모르시더라"라고 햇다. 

흔히 히어로들의 초능력이 큰 권력처럼 묘사되는 다른 히어로물과 달리 '무빙'에서 초능력은 축복이 아닌 재난처럼 그려지기도 한다. 특히 주원(류승룡 분)의 재생능력이 '짠내'를 유발한다는 평도 많았다. 이에 강풀 작가는 "자해하는 주원의 이야기인 10~11회가 한 에피소드라고 생각하고 썼다. 주원은 '가장 쉬운 길을 찾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 캐릭터로 했다. 전반적으로 11회가 굉장히 하드 고어한데, 그렇게 해야 주원의 신체적인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봤다. 10~11회에서 주원이 자해공갈을 하는데 가장 쉬운 방법으로 편하게 살고, 길에서 헤맨다. 길에서 헤매다 아내를 만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액션도 길에서 하고 여관에서 나온다. 많은 고생을 한 캐릭터와 맞다고 생각해서 넣게 됐다"라고 말했다. 

'무빙'은 총 20부작으로 기획됐다. 디즈니+에서 매주 수요일 2회씩 공개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11회가 공개된 상태다. (인터뷰④에서 이어집니다.) / monamie@osen.co.kr

[사진] 디즈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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