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보다 미래"…한화오션, 신사업에 올인한다

김동현 기자 2023. 8. 2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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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경쟁력 높이고 신사업 기틀 마련
해상풍력 및 해외 방산 수출활성화 박차
주주들의 원성 높지만 긍정적인 시각 多
[서울=뉴시스]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사진=한화오션 제공)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한화그룹이 인수한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오션으로 사명 변경을 완료하고 앞으로 2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방산, 친환경, 해상풍력, 스마트야드 등 미래 행보를 본격화한다.

한화오션은 부채비율 안정 및 신종자본증권 처리 등 재무건전성 제고가 아닌 신사업 투자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증권가에선 주주들을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봤다.

2조로 조선업 경쟁력 높이고 신사업 기틀 마련

한화오션은 지난 23일 이사회에서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2조원 자금을 투입했던 것을 감안할 때 올해에만 총 4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조달하는 셈이다.

한화오션은 이를 통해 ▲초격차 방산 솔루션 9000억원 ▲친환경·디지털 선박 6000억원 ▲스마트야드 3000억원 ▲해상풍력 토탈 솔루션 2000억원 등 대규모 투자로 조선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신사업 기틀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 일련의 투자는 방산 부문의 해외 진출과 친환경 연료 기반 선박 기술 확보, 스마트팩토리 및 물류자동화 등을 통한 조선소 업그레이드,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진출 등이 핵심 키워드다.

한화오션은 2040년까지 매출액 3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하는 등 미래 해양 산업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현재와 미래를 위해 거제사업장 개선 본격화

한화오션은 경쟁사 대비 낙후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거제사업장 개선도 본격화한다. 먼저 노후화된 크레인을 교체하고 사업장 내 안벽 연장을 위한 공사 진행 등 부족한 생산 설비 투자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로봇 도입, 물류 자동화 등을 추진해 10% 중반의 자동화율을 공정별로 최대 70%까지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작업자들의 안전성 제고 및 생산 숙련직 감소에 대처할 방침이다.

내년으로 예정된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사업을 위해선 1000억원을 투입해 수상함 2척을 동시 건조할 수 있는 실내 탑재 공장 신축을 진행한다. 이 공장에는 300톤 규모의 크레인 2기가 포함된다.

스마트 야드는 현재와 미래를 위한 투자로 해석된다. 3년치 일감을 확보한 만큼 조선소 현대화 등을 통해 작업 능률을 올리고 향후 방산·선박 부문에서의 수주 경쟁력을 높이며 지속 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시스]한화오션이 건조한 해상풍력발전기설치선(사진=한화오션 제공)

해상풍력 및 해외 방산 수출 활성화 新 먹거리 창출

연간 18% 성장세인 글로벌 해상풍력 사업 확대와 해외 방산 수출을 늘리기 위한 인프라 구축도 주목된다. 기존 사업을 확대하며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2021년 모나코 에네티로부터 14~15MW급 대형 풍력발전기를 해상에 설치할 수 있는 선박 2척을 수주해 현재 건조하고 있는데, 향후 제작·운송·설치와 유지·보수로 이어지는 해상풍력 토탈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방산 인프라 구축은 캐나다와 네덜란드·폴란드 등 북미와 유럽에서 차기 잠수함 사업이 대규모로 진행되는 것을 겨냥한 행보다. 미국과 유럽에 생산 거점을 만들어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MRO(유지·보수·정비) 능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육군과 공군 추진체계 및 전투체계를 보유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과의 시너지가 발휘될 경우 10% 수준에 머물러 있는 한화오션 방산 부문의 매출 비중은 더 커질 수 있다.

주주들의 원성 높지만 긍정적인 시각 많아

일부 주주들은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활용해 재무 건전성 개선에 나서지 않은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이 자금을 경쟁사 대비 높은 부채비율과 신종자본증권 등 부담을 낮추는데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542%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보였지만 올 상반기 485% 수준으로 낮췄다. 한화그룹이 인수자금으로 투입한 2조원이 자본으로 편입되면서 재무건전성이 대폭 개선된 것이다.

2조3000억원이 넘는 신종자본증권은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조기 상환이 시급하지 않은 만큼 무리한 빚갚기 행보보다 투자를 통한 장기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고 볼 여지도 많다.

증권가에선 이에 대해 미래를 위한 선제적 투자에 나선 것은 긍정적이라고 본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적자가 지속된 어려운 환경에서 쌓아온 해양 기술들이 본격 확장하고 성장할 계기를 맞았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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