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면 돌로 때리기… ‘졸음쉼터 엽기 살인’ 범인 따로 있었다

최근 전남 여수 한 도로 졸음쉼터에서 30대 남성 2명이 차 안에서 한 사람이 죽을 때까지 서로 돌로 때린 사건은 제3자의 심리적 지배(가스라이팅)에 의한 범죄로 확인됐다.

경찰에 붙잡힌 진범은 수억원대 가짜 빚을 만들어내 이들을 지배했고, 돈을 뜯어낼 목적으로 극단적 범행을 강요했던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밝혀졌다. 

사진 = 뉴시스

28일 연합뉴스와 전남 여수경찰서는 이 같은 내용의 살인 및 중감금치상 혐의로 구속한 A(31)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B(31)씨와 C(30)씨가 서로를 폭행하도록 강요해 B씨가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폭행 부위 피부 괴사에 의한 패혈증으로 숨졌고, C씨도 같은 증상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B씨, C씨와 각각 지인 관계였다. 그는 이들이 민사소송 등 개인적인 문제로 고민할 때 법률 정보 제공을 빌미로 돈을 뜯어내 수억원대 빚을 만들어냈다. 이때까지 B씨와 C씨는 서로 모르는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는 빚을 갚으라며 수시로 이들을 폭행하고 심리적인 지배 상태를 만들었다. 

피해자들은 A씨의 지시로 SUV 안에서 한달가량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며 상대방 허벅지를 돌로 내려치는 등 서로 폭행해 1명이 사망하는 비극을 맞이했다. 

범행이 발각될 경우 경찰에 허위 진술을 하도록 피해자들이 세뇌당하면서 사건 초기 드러나지 않았던 진범 A씨의 존재는 경찰의 보완 수사를 통해 밝혀졌다.

경찰은 상해치사 혐의로 입건된 C씨를 이번 사건의 피해자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파악해 신병 처리 방향을 정할 방침이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