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안부터 빈패스트까지···K배터리 단 '전기차 신흥강자' 질주

김기혁 기자 2023. 8. 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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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스타트업이나 해외 업체 등 신흥 강호들이 입지를 넓히면서 이들과 손잡은 K배터리도 새로운 실적 확대 기반을 다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강점을 보이는 원통형 배터리는 다양한 형태의 전기차에 두루 탑재될 수 있어 수요처가 지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스타트업 등 새로운 전기차 업체들의 진입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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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말레이 배터리 공장 증설
글로벌 車스타트업 고객사 품어
LG엔솔, 루시드에 원통형 공급
원통형 배터리 年27% 성장전망
애리조나 공장 신설 4.2조 베팅
[서울경제]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스타트업이나 해외 업체 등 신흥 강호들이 입지를 넓히면서 이들과 손잡은 K배터리도 새로운 실적 확대 기반을 다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강점을 보이는 원통형 배터리는 다양한 형태의 전기차에 두루 탑재될 수 있어 수요처가 지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오랜 기간 생존하는 스타트업이 드문 만큼 장기 수주 계약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빈패스트 매장에 전기차 모델이 전시돼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말레이시아 스름반에 증설 중인 배터리 2공장에서 2024년부터 제품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지름 21㎜, 높이 70㎜의 원형 배터리를 생산하기로 했다. 말레이시아 2공장에는 단계적으로 총 1조 7000억 원이 투입되며 2025년 최종 완공이 이뤄진다.

확장 중인 말레이시아 사업장의 주요 고객사 중 한 곳은 미국 스타트업 리비안이다. 포드의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전기차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리비안은 미국에서 전기 픽업트럭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2분기 판매량이 1만 2640대로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다. 특히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과는 2030년까지 10만대의 배송용 밴을 독점 공급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전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 속에도 선전한 리비안은 올해 생산 목표치를 기존 5만대에서 5만2000대로 상향했다.

최근 나스닥 상장으로 관심을 모은 베트남 전기차 기업 빈패스트도 삼성SDI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는다. 아직 미국에서 판매량은 미미하지만 지난달부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공장 착공을 시작해 2025년부터 연간 15만대 규모의 현지 생산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빈패스트는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의 계열사인 만큼 다른 후발주자에 비해 자금조달에서 수월할 것이란 관측이다. 고평가 논란도 있지만 빈패스트의 시가총액은 25일(현지시간) 기준 1587억 달러(약 210조6000억 원)로 미 3대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를 제쳤다.

LG엔솔은 고급 전기차를 내세운 미국 루시드모터스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한다. 루시드는 사우디아라비아 공장을 다음달부터 가동하기 시작해 해외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스타트업 등 새로운 전기차 업체들의 진입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술적 특성과 생산의 용이성을 고려할 때 파우치형이나 각형 배터리에 비해 원통형 배터리를 기반으로 전기차를 생산하는 게 수월하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2022년 108GWh(기가와트시)에서 2025년 241GWh, 2030년에는 705GWh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 평균 성장률이 27%로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성장률(19%)보다 높다. LG엔솔은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미 애리조나주에 4조2000억 원을 들여 원통형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다만 스타트업들이 자금조달 우려로 사업이 삐걱거릴 수 있다는 점은 배터리 업계로서는 큰 부담이다. 전기버스에 특화한 미국 스타트업 프로테라는 이달 초 파산을 신청했다. 지난 6월에도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로즈타운모터스가 파산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신규 스타트업을 발굴해 매출을 확대하는 건 지속적인 외형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면서도 “파산 가능성을 고려해 대규모 장기 계약을 맺는 데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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