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나라” 티머맨이 도전을 택한 배경, 향후 계획

최창환 2023. 8. 2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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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최창환 기자] 기량 자체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지만, 각 팀이 염두에 둬야 할 변수도 있다. 어머니의 나라를 두드린 케이티 티머맨(24, 179cm) 얘기다.

티머맨은 오는 9월 4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리는 2023~2024 WKBL(한국여자농구연맹) 신입선수 선발회에 참가한다. 참가 여부가 관심을 모았지만, 티머맨은 9월 1일 또는 9월 2일 입국해 트라이아웃을 비롯한 예정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미국인 아버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티머맨은 콘코디아대에서 슈팅가드로 활약했다. 통산 122경기 평균 33.7분 동안 9.8점 3점슛 1.5개(성공률 34.5%) 3.7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신입생 시절부터 졸업반에 이르기까지 매 시즌 평균 30분 이상을 소화한 주전이었고, 속공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3점슛을 시도한다. 자유투 성공률은 86.1%.

티머맨은 에이전트를 통해 “대학에서도 농구한 만큼 프로선수로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유럽리그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WKBL도 동포 자격으로 뛸 수 있는 리그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연히 어머니의 나라에서 뛰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 도전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용인 삼성생명에 1순위로 지명된 키아나 스미스에 비해서는 낮은 레벨로 평가받고 있지만, 티머맨의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견해다. 고교 졸업 예정인 선수들보다 당장의 활용도는 높을 것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한 팀 관계자는 “2라운드 초중반에 선발될 것 같은데 트라이아웃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1라운드 막바지에 지명하는 팀도 있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남겼다. 또 다른 관계자는 “프로필에 적힌 신장은 179cm지만, 신발을 벗고 측정하면 175cm 정도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2번으로 활용하기엔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티머맨은 농구선수로 커리어를 쌓는 것에 대한 의지가 분명하지만, 또 하나의 목표가 있다. 고향에서 열리는 2028 LA 올림픽에 핸드볼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것이다. 미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권을 자동 확보했다. 농구로 국가대표가 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핸드볼은 티머맨이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나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미국 여자 핸드볼의 국제 경쟁력은 낮은 편이다. 한국이 올림픽에서 2차례 금메달을 따냈지만, 미국은 입상 경력이 없다. 상대적으로 저변이 얕은 미국 핸드볼 대표팀은 최근 최종 엔트리 두 자리를 두고 트라이아웃을 진행했고, 초청받은 선수 가운데 1명이었던 티머맨이 선발됐다.

티머맨은 정식으로 핸드볼을 배운 것은 아니지만, 탄탄한 신체조건과 사이드 스텝을 지녀 핸드볼 대표팀으로부터 호평받았다. 물론 LA 올림픽까지 5년 남은 만큼, 향후에도 대표팀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느냐는 티머맨의 노력 여하에 달렸다.

여기서 티머맨의 고민이 시작된다. 농구선수로 성공적인 경력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운동선수로 고향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 역시 쉽게 누릴 수 없는 영예이기 때문이다. 미국 핸드볼 대표팀은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LA 올림픽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며, 티머맨 역시 이에 맞춰 대표팀 훈련에 합류하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 이를 위해서라면 WKBL에서 2024~2025시즌까지 뛴 후 당분간 자리를 비워야 한다.

WKBL 팀들로선 티머맨을 지명할 때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1라운드에 지명된 선수들의 계약기간은 5년이며, 2라운드 이후 지명된 선수는 1년 또는 다년계약이 가능하다. 1라운드에 티머맨을 지명한다면, 해당 팀은 티머맨의 향후 계획과 관련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티머맨 측은 “절대 WKBL을 무시하는 건 아니다. 운동선수로서 고향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출전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포기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꿈이 확고한 것 같다. 그래서 2024~2025시즌 후 핸드볼 대표팀에 합류하길 바라는데, 그렇다고 농구를 포기하는 건 아니다. 올림픽 이후 다시 농구선수로 뛰고 싶다는 마음이 있지만 아직 지명도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희망 사항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키아나처럼 확고한 1순위 후보라면 팀과 교감할 수 있겠지만, 티머맨은 어느 팀이 선택할지를 지켜봐야 한다. 중요한 건 선발된 후 계획대로 올림픽에 출전한다 해도 이후 WKBL로 돌아올 마음이 있다는 점이다. 대표팀 훈련과 개인훈련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WKBL에서는 출산, 팀 적응 등을 이유로 은퇴 또는 임의탈퇴 된 후 복귀한 사례가 종종 있었다. 티머맨은 이례적으로 올림픽 도전이 사유가 될 수 있다. 물론 모든 전제는 선발회에서 지명이 되어야 성립할 수 있다. 올림픽 도전 의사를 일찌감치 밝힌 티머맨은 어머니의 나라에서 프로농구선수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을까.

#사진_콘코디아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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