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교직 퇴임 조운기 정광고 교사…"지역 교육 넘어 세계 소외계층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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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간 학생들과 미래와 희망을 꿈꿨던 '학교'라는 공간을 떠날 생각하니 아쉬움이 큽니다. 이젠 제2의 인생을 위해 세계 곳곳을 돌며 소외된 아이들을 돌볼 겁니다."
조운기 교사는 37년간 학생들과 미래와 희망을 꿈꿨던 '학교'라는 공간을 떠나 이제 세계 곳곳을 돌며 소외된 아이들을 돌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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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기아-한화 야구경기서 동료 교사·학생 준비한 이벤트 펼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37년간 학생들과 미래와 희망을 꿈꿨던 '학교'라는 공간을 떠날 생각하니 아쉬움이 큽니다. 이젠 제2의 인생을 위해 세계 곳곳을 돌며 소외된 아이들을 돌볼 겁니다."
교직생활 마감을 앞둔 조운기 정광고 교사(62)는 28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물설고 낯선 광주에서 첫 직장을 얻고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는 등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기를 보냈다"며 "교직 생활 중 많은 일을 겪었지만 다행히 큰일없이 정년을 맞이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충북 청주가 고향인 조운기 교사는 그곳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1987년 정광고로 부임해 줄곧 같은 학교에서 37년을 보냈다.
37년간 교편을 잡으며 조 교사는 교무·연구·학생부장과 1~3학년부장 등 학교 주요부장을 두루 지냈다. 1998년에는 교육자료 부문 최우수교사로 교육부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조 교사는 "올바른 공교육 활성화를 위해서는 학교에서의 인성교육과 학부모의 교사에 대한 신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그의 교육관은 지나온 교직생활 곳곳에 묻어나있다.
그는 학업 성적만을 강조하지 않고 여행 동아리 운영을 통해 직접 제자들을 데리고 전국 각 지역을 탐방하면서 세상에 대한 열린 시각을 갖추며 성장하도록 힘썼다.
특히 2018년부터 매년 인도네시아 메단시와 정광고 학생들의 국제 교류행사 인솔교사로 참여하면서 홈스테이를 통한 다문화 생활체험과 역사 이해 등을 도모했다.
조운기 교사는 "졸업한 제자들이 종종 찾아오곤 하는데 공부를 잘했던 학생이 교수나 의사가 돼 재회할 때도 반가웠지만 그보다도 학교에서 문제아였던 학생이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뒤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건넬 때 가장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교직부임 이듬해에 담임을 맡은 제자 중에 택시강도 범죄를 저질러 중한 처벌을 받아 학업중단 위기에 처한 아이가 있었다"며 "검찰청을 밤낮으로 수없이 다니며 선처를 호소했다. 담임의 보증하에 선처를 받아 학업을 계속 이어갔다"고 회상했다.
이어 "자신의 과거를 뉘우치고 열심히 노력한 끝에 그 아이가 현재는 검찰청에 근무한다. 청소년들이 자신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게 교화를 지도하는 모습을 보며 너무도 뿌듯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지난 25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기아타이거즈와 한화이글스와의 야구경기에서 그의 퇴임 이벤트가 TV에 중계된 것도 교직생활 중 잊지못할 또 하나의 추억으로 꼽혔다.
그는 "동료 교사들과 학생들이 야구장에서 깜짝 퇴임 파티를 준비했다. 저의 이야기를 담은 피켓까지 만들어줘 감동을 받았는데 뜻하지 않게 그 모습이 방송에까지 나오게 돼 더욱 즐거웠다"며 "기아 팬의 열정적인 응원문화에 묻혀 있었지만 고향 한화를 응원하며 이벤트를 받게 돼 더욱 고향의 그리움을 달래는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조운기 교사는 37년간 학생들과 미래와 희망을 꿈꿨던 '학교'라는 공간을 떠나 이제 세계 곳곳을 돌며 소외된 아이들을 돌볼 계획이다.
그는 "오지여행 동호회를 구성해 12년간 지구촌의 오지 지역을 찾아 빈곤주민의 생활용품 지원과 문화 전파 활동을 해왔다"며 "퇴임 후 지구한바퀴를 목표로 지구촌 소외 지역 주민들에게 교육 봉사를 할 기회를 찾아볼 것"이라고 전했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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