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는 “철거 아닌 이전”이라는 국민의힘

정대연·이두리 기자 2023. 8. 2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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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열한 역사인식 표현은 선동”이라지만
김병민 “과유불급…불필요한 논란 빚어”
장예찬 “독립기념관서 기리는 게 맞아”
이준석 “공산주의 때리기…아니라고 봐”
육군사관학교에 건립된 독립전쟁 영웅 5명의 흉상. 왼쪽부터 홍범도 장군, 지청천 장군, 이회영 선생, 이범석 장군, 김좌진 장군. 육군사관학교 제공 육군사관학교 교정에 세워진 항일 독립전쟁 영웅 5명의 흉상. 왼쪽부터 홍범도 장군, 지청천 장군, 이회영 선생, 이범석 장군, 김좌진 장군. 경향신문 자료사진

국민의힘은 28일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등 독립운동가 흉상을 철거하려는 데 대해 “철거가 아니라 독립기념관 이전 문제”라고 밝혔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연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를 가지고 저열한 역사인식이라고 하는 것은 사안에 대한 실체를 정확히 국민에게 말하지 않고 오로지 정쟁으로 일관하는 (더불어)민주당 식 선전·선동”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홍범도 장군은) 봉오동 전투 대승을 이룬 독립전쟁 영웅이지만, 한편으로 자유시 사변에 있어서 여러 논란도 있다”며 “국방부에서 육사와 함께 국민적 여론을 감안해 합리적이고 올바른 결정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당 지도부인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방부의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방침에 대해 “과유불급”이라고 평가했다. 김 최고위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에 역사를 편향적으로 간 것 아니냐는 수많은 지적들이 있었다”면서도 “지금 정권교체되고 난 다음에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일이 진행된다면 불필요한 논란만 더 뜨거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했던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종찬 광복회장, 김좌진 장군의 손녀인 김을동 전 의원 등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해 “그런 분들의 목소리가 많이 뼈아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당 지도부인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정확한 용어는 철거보다는 이전”이라며 “우리의 주적인 북한의 도발이 나날이 위험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육사나 우리 군대의 취지에 맞게 북한과 맞서 싸우는 데 기여하셨던 분들을 육사에서 기리고, 항일독립운동에서 공을 세우신 분들은 독립기념관에서 기리자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장 청년최고위원은 “개인적 생각이지만, 홍범도 장군 동상은 그대로 놔두고 (광주시가 추진 중인) 정율성 역사공원은 폐지하는 쪽으로 사회적인 합의와 타협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홍범도 장군은 조국을 위해 타국만리를 떠돌며 십전구도했던 독립운동 영웅”이라며 “6·25 전쟁을 일으켰던 북한군도 아니고, 전쟁에 가담한 중공군도 아닌데 철 지난 이념논쟁으로 영웅을 두 번 죽이는 실례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썼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MBC 라디오에서 “공산주의자에게 서훈을 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정부·여당에서) 최근에 나오는 멘트나 뉴스거리는 냉전 시기에 있었던 이벤트나 관점을 투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공산주의가 유지되는 나라는 북한하고 중국 정도일 텐데, 그걸 더 때려서 여당이 점수 따기 쉽겠느냐. 아니라고 본다”며 “홍범도 장군은 (19)43년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적어도 한반도 내에서 있었던 공산주의 악행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고 말했다.

김용태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BBS 라디오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를) 국민들께서 쉽게 용납하시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것을 잘 기리는 것이 오히려 보수 정권의 DNA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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