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공중 분해될 것” 죽음 예언? 프리고진 과거 발언 재조명
불의의 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진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지난 4월 인터뷰가 뒤늦게 재조명되고 있다. 그가 마치 자기 죽음을 예감이라도 한 듯 ‘비행기 공중분해’를 언급한 것이다.
26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그너가 운영하는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존’에는 프리고진이 자국 군사 블로거와 진행한 인터뷰를 발췌한 40초짜리 영상이 올라왔다. 이는 지난 4월 29일 공개된 것이다. 이 영상에서 프리고진은 국방 당국이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을 점차 쫓아내고 있는 탓에 러시아가 재앙적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 우리는 끓는점에 도달했다”며 “내가 왜 이렇게 솔직하게 말하는 걸까. 이 나라에 살아갈 저 사람들 앞에서 나에게는 (진실을 숨길) 권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차라리 나를 죽이는 것이 나을 것”이라며 “그러나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 러시아가 재앙적 위기에 처해 있다고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오늘 이 톱니바퀴를 조정하지 않으면 비행기가 공중에서 부서질 것”이라고 했다.
이를 본 한 네티즌은 “그는 알고 있었다”며 자기 죽음을 예감했던 것이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이번 추락 사고 배후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목하며 “이를 이해하지 않으려면 아메바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프리고진에게 생명에 위험이 닥칠 가능성을 조심하라고 두 번이나 경고했다고 밝혔다고 미국 CNN 등이 보도했다. 지난 6월 프리고진은 무장반란을 일으켰다가 루카셴코 대통령의 중재로 반란을 접었고, 용병 다수가 벨라루스로 건너갔다.
루카셴코 대통령이 무장 반란 당시 협상을 진행할 때 프리고진과의 통화에서 “당신 사람들을 파멸로 몰고 가고 당신도 죽을 것이란 걸 아느냐”고 경고하자 프리고진은 충동적으로 “그렇다면 나는 죽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프리고진과 그와 함께 항공기 사고로 사망한 드미트리 우트킨이 자신을 만나러 왔을 때 또 한 번 경고했다고 말했다. 이 대화가 이뤄진 시기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프리고진에게 “당신이 무언가 두렵다면 내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대화해 벨라루스에서 당신의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제안했으며, 프리고진이 안전 문제를 따로 요청한 적은 없다고 전했다.
러시아 당국은 27일 프리고진의 사망을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로이터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성명을 내고 “트베리의 비행기 추락 사고 현장에서 수습한 시신 10구의 신원이 유전자 검사 결과 모두 확인됐다”며 “비행기 탑승자 명단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항공청은 앞서 추락한 비행기에 탑승한 10명의 이름을 모두 공개한 바 있으며, 여기에는 프리고진과 우트킨이 포함됐다. 다만 수사위원회는 비행기 추락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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