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안중근 순국지' 현판도 내려…자취 감추는 항일투쟁 흔적들

김수연 기자 2023. 8. 2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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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 강점기 항일운동의 본거지였던 중국 동부 지역에서 우리 민족의 항일 투쟁 산실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일제 만행의 현장을 알릴 목적으로 만들어진 중국 랴오닝성 '뤼순 일아(일본과 러시아)감옥구지(旅順日俄監獄舊址) 박물관'(이하 뤼순감옥 박물관)에서 안중근 의사를 기리고자 내걸었던 현판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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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찾은 중국 랴오닝성 '뤼순 일아(일본과 아시아) 감옥구지(旅順日俄監獄舊址) 박물관'에 위치한 안중근이 수감됐던 별채 감옥의 '안중근 의사 취의지' 현판이 걸렸던 당시(왼쪽)와 현판이 철거된 현재의 모습
 
일제 강점기 항일운동의 본거지였던 중국 동부 지역에서 우리 민족의 항일 투쟁 산실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일제 만행의 현장을 알릴 목적으로 만들어진 중국 랴오닝성 '뤼순 일아(일본과 러시아)감옥구지(旅順日俄監獄舊址) 박물관'(이하 뤼순감옥 박물관)에서 안중근 의사를 기리고자 내걸었던 현판이 사라졌다.

1909년 10월 26일 헤이룽장성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체포된 안 의사는 사형선고를 받아 이듬해 3월 26일 순국할 때까지 뤼순감옥에 수감됐다.

안 의사는 일반 수감자들이 투옥됐던 감방 건물 옆에 지어진 별채 감옥에 따로 수감됐다. 이곳 별채 감옥은 안 의사를 비롯한 항일 운동가들이 옥고를 치렀던 곳으로, 항일 투쟁의 상징적 의미를 가진 장소다.

과거 중국은 이 별채 감옥 외벽에 안 의사의 사진과 그의 의거를 알리는 안내문을 내걸고, 안 의사가 사용했던 침대와 책상 등을 관람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특히 입구에는 '안중근 의사 취의지(就義地)'라는 현판을 내걸어 이 별채 감옥이 안 의사가 수감됐던 장소임을 알렸다. 때문에 뤼순감옥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도 이곳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여기서 취의지란 '의를 취하기 위해 희생된 곳'이라는 의미로, 안 의사의 거사를 중국이 우호적으로 해석한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지난 24일 이곳 별채 감옥의 모습은 과거와 사뭇 달랐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안중근 의사 취의지’라는 현판은 떼어져 있었고 감옥의 창문에는 가림막이 설치돼 내부를 볼 수조차 없었던 것이다.

과거 별채 감옥을 드나들 수 있었던 통로에는 흰색 담장이 설치됐고 일반 감옥 건물에서 별채 감옥으로 갈 수 있는 쪽문마저 폐쇄된 상태였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안내원은 이 같은 폐쇄 조치를 한 것에 대해 "내부 수리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별채 감옥에서는 보수 공사를 알리는 안내문이나 공사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룽징시 명동촌(明東村)에 복원된 일제 강점기 항일 시인 윤동주(1917∼1945)의 생가도 지난 7월 문을 닫았다. 

중국은 2012년 윤동주 생가를 복원하면서 입구에 '중국 조선족 애국 시인'이라고 적힌 비석을 세워 그의 국적을 둘러싼 논쟁을 일으킨 바 있다.

김수연 온라인 뉴스 기자 ksy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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