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9억 횡령 '트래펑' 대표…회삿돈으로 아내 英 골프, 자녀 中 유학

김근욱 기자 이밝음 기자 2023. 8. 2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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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억원대 횡령·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훈 전 백광산업 대표의 배후엔 그의 아버지인 고 김종의 회장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대표는 배우자의 영국 골프 여행을 위한 항공권·숙박비 등에 약 20억원, 가족이 사용할 TV·안마의자·냉장고·골프채 등에 회삿돈 약 10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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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삿돈 쓰자"…故 김종의 회장과 공모해 12년 간 횡령
배우자 골프여행 등 20억…TV·안마의자·냉장고 등 10억
하수관을 뚫는 '트래펑' 제조사로 이름을 알린 김성훈 백광산업 전 대표가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00억 원대 횡령과 외부감사법·자본시장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혐의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7.2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이밝음 기자 = 229억원대 횡령·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훈 전 백광산업 대표의 배후엔 그의 아버지인 고 김종의 회장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기업의 회장과 대표로 있는 부자(父子)가 함께 12년간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것이다.

김 전 대표는 회삿돈으로 배우자의 영국 골프 여행 항공권을 산다거나, 자녀들의 중국 유학비에 사용하는 등 일가족이 호화로운 사치 생활을 영위한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김 전 대표의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자신의 아버지인 김종의 전 회장과 협의해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회삿돈을 본인 계좌로 무통장입금하기로 했다. 다만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백광산업은 막힌 배수관을 뚫는 '트래펑'으로 유명한 업체로 1976년 코스피에 상장했다. 김 전 대표는 백광산업 지분 22.64%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서 2010년부터 대표이사에 올라 회사를 이끌다 지난해 3월 사임했다.

검찰 조사 결과 김 전 대표가 아버지인 김 전 회장과의 협의 하에 사적으로 빼돌린 회사 자금은 총 22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김 전 대표는 2011~2023년까지 카드값·보험료·세금 등이 필요할 때마다 회삿돈을 자신의 계좌에 입금하는 방식으로 169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 전 대표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의심을 피하고자 1000만원 미만으로 나눠 인출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회삿돈은 김 전 대표의 가족 생활비로도 사용됐다. 김 전 대표는 배우자의 영국 골프 여행을 위한 항공권·숙박비 등에 약 20억원, 가족이 사용할 TV·안마의자·냉장고·골프채 등에 회삿돈 약 10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자녀 중국 유학비로 약 7억원 △가족이 사용할 골프 회원권 등으로 약 22억원 △배우자 운전기사 급여로 약 1억원 등을 빼돌리기도 했다.

김 전 대표에게는 2017~2020년까지 횡령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거짓 재무제표를 작성해 공시하고, 2020년 회계감사인으로부터 횡령 사실을 지적받자 관련된 자료를 파쇄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검찰은 지난 8일 김 전 대표에게 횡령, 업무상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했다. 김 전 대표와 분식회계 공범으로 지목된 회계 담당 임원 박모씨(63)도 불구속 기소됐다.

김 전 대표의 첫 재판은 오는 9월 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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