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형 게임 선입견 깨준 신작 '퀸즈나이츠'
"다이아를 이렇게 많이 줘도 되는거야?"
엠게임 신작 '퀸즈나이츠'를 처음 시작했을 때 느낀 소감이다. 퀸즈나이츠는 방치형 게임 본질에 집중해 성장 체감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이재창 엠게임 이사는 "숙제 콘텐츠를 지양하고 유저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요소를 다양하게 구성했다"고 소개한 바 있다.
기자는 방치형 게임 경험이 많지 않다. PC와 콘솔 플랫폼 수동 컨트롤 액션이나 턴 방식 게임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나마 즐겼던 방치형 게임이라면 '메멘토모리' 정도다. 메멘토모리도 게임을 즐겼다기보다 일러스트가 예쁜 캐릭터를 수집하고 음악을 듣기 위해 시작했다.
방치형 시스템 자체가 게임성과 직결되는 게임은 퀸즈나이츠가 처음이다. 게다가 가로 화면 3D 그래픽 RPG를 방치형으로 만들었다는 말에 흥미가 생겼다. 솔직히 방치형 게임을 보면 "이걸 무슨 재미로 하지"라는 의구심과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방치형 게임을 즐기는 지인들에게 어떤 재미가 있는지 물었다. 단순히 보는 재미보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원초적 재미가 있다는 답을 들었다. 즐겨보는 스트리머도 메인 게임 매칭 시간에는 방치형 게임을 즐겼다. 역시 직접 즐겨봐야 그 재미를 체감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면서 퀸즈나이츠를 시작했다.
장르 : 방치형 RPG
출시일 : 2023년 8월 24일
개발사 : 엠게임
플랫폼 : 모바일
■ 당황스러운 첫 인상 "이렇게 많이?"
게임을 시작하면 B급 감성 웹툰이 세계관을 소개한다.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해당 웹툰은 게임의 몰입감을 위해 추가한 것이다. 웹툰 퀄리티를 보고 이 게임을 즐겨도 괜찮을까 의심이 들었다. 그래픽도 2023년 게임라고 말하기엔 다소 올드한 느낌이다.
오프닝 웹툰에서 처음 당황하고 끝없는 선물 공세에 재차 당황했다. 퀸즈나이츠의 유료 재화는 '다이아'다.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 받는 다이아 수량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
다이아를 만 단위로 받으니까 오히려 이렇게 많이 줘도 되는지 걱정이 들었다. 방치형 게임은 원래 이런 건지 모르겠지만 처음 맛보는 경험이다. 1만 다이아를 현금으로 계산하면 8000원 정도다. 엄청난 선물 수량이 끝없이 이어졌다.
게임을 즐기니까 왜 이렇게 많이 주는지 알 수 있었다. 소모 단위가 1000 이상이라 많이 받는 만큼 소모량도 상당했다. 게다가 무기, 방어구, 보물 소환 등 확률형 시스템을 최대한 많이 시도해야 성장할 수 있는 구조라 다이아가 남는 상황은 절대 볼 수 없다.
광고 시스템은 오랫동안 적응하기 어려웠다. 광고를 30초 이상 감상하면 특정 리워드를 받을 수 있다. 그 혜택이 꽤 많기 때문에 광고를 모두 보는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혜택을 위해 광고를 보는 것은 감안할 수 있지만 퀸즈나이츠를 플레이하면서 붕괴 스타레일 등 다른 게임 광고를 보니까 뭔가 묘한 느낌이 들었다.
■ 무과금 플레이 충분히 가능
어떻게 즐기는지 기준에 따라 다르지만 퀸즈나이츠 콘텐츠는 스테이지 랭킹을 제외하면 모두 솔로 플레이로 설계됐다. 스펙의 끝도 존재한다. 무기를 예로 들면 신화 1등급 '드래곤 슬레이어'가 최종 스펙이다.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리긴 하지만 천장으로 받을 수 있다. 끝이 존재하기에 과금은 콘텐츠를 보다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지름길일 뿐이다. 과금이 성능을 좌우하는 수단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앞서 말했듯이 퀸즈나이츠는 유료 재화인 다이아를 기본적으로 많이 제공한다. 방치형 콘텐츠로 지속적인 수급도 가능하다. 오프라인 보상을 충분히 제공해서 몇 시간 다른 일을 하다가 다시 보면 놀랄 정도로 쌓여있는 재화를 볼 수 있다. 느긋하게 플레이하면 충분히 무과금으로 즐길 수 있는 구조다.
게다가 퀸즈나이츠의 모든 스펙 요소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아이템을 강화하면 그 강화 수치를 상위 아이템으로 이전할 수 없지만 전체 강화 수치가 누적돼 새로운 스펙 상승 요소로 쓰인다.
당연히 효율적인 성장 방식은 존재한다. 하지만 누군가를 급하게 따라가는 게임이 아니니까 각종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자신만의 루트를 찾아내면서 자유롭게 성장하는 재미가 쏠쏠한 게임이다.
■ 겜생 역전 자져오는 '무기 소환'
캐릭터 성장 게임인 만큼 허들이 존재한다. 특정 구간이 허들로 작용하는 것이 아닌 성장에 따라 벽이 찾아온다. 계단식으로 스펙을 성장시키면 그 허들과 빨리 마주한다. 가장 편하고 빠르게 허들을 넘을 수 있는 방법은 '무기 소환'이다.
퀸즈레이드 아이템은 등급에 따른 상승 폭이 매우 높다. 영웅 3등급 공격력 증가율이 900%라면 영웅 2등급은 1800%다. 레벨이 높아지면 그 폭은 더 크다. 전설 1등급이 80000% 상승하는 반면 신화 4등급은 180000%나 상승한다. 초반에 높은 레벨 무기를 얻으면 그만큼 게임 플레이가 편해진다.
이때 퀸즈나이츠 소환 구조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퀸즈나이츠 소환은 많이 시도할수록 높은 레벨 아이템 등장 확률이 높아진다. 신화 레벨의 경우 5레벨 소환부터 0.0015%로 등장한다. 15레벨까지 올리면 신화 레벨 등장 확률이 0.2%로 높아진다.
또한 소환 레벨에 따라 천장식으로 특정 레벨 아이템을 1개 얻을 수 있다. 소환 자체가 도박에서 끝나지 않는다. 스펙 상승을 위한 과정인 만큼 무기, 방어구 소환을 꾸준히 눌러주는 것이 효율적이다.
■ 초반 허들 극복 위한 지름길 '보석'
보물은 종류에 따라 특정 능력치를 % 단위로 크게 올려주는 스펙 요소다. 일반 등급 '기사의 팬던트'는 60레벨 기준 공격력을 2000%나 올려준다.
명중, 관통 외 모든 스펙 상승 요소가 % 단위로 올라가는 만큼 보물 레벨을 빠르게 올리면 다른 스펙 요소에 비해 더 빠르게 상위 콘텐츠로 올라갈 수 있다.
기자는 계정을 2개 생성해 무기 위주로 올린 캐릭터와 보물 위주로 올린 캐릭터를 비교해봤다. 보물 위주로 성장시킨 캐릭터가 콘텐츠를 훨씬 더 수월하게 공략했다.
물론 무기 소환 5레벨을 찍자마자 신화 레벨 무기를 획득하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당연히 신화 레벨 무기가 보물보다 단기적으로 큰 효율을 발휘한다. 하지만 무기 소환은 확률에 의존해야 한다.
천장 내내 높은 레벨 무기가 나오지 않으면 험난한 길을 걷는다. 확률이 아닌 안정성 높은 성장 루트를 원한다면 무기를 영웅 1등급, 전설 3~4등급, 방어구를 영웅 3~4등급으로 맞춰두고 보물부터 우선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추천한다.
■ 보완 필요 있는 편의성과 보상
"방치형 게임 자체가 편한 게임인데 편의성 기능이 필요해?"라고 물어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게임들이 워낙 편의성 상향에 집중한 탓일까 사소한 불편이 느껴졌다.
코스튬이 대표적이다. 코스튬은 캐릭터의 외형을 결정 짓는 RPG의 꽃과 같은 콘텐츠다. 퀸즈나이츠 코스튬은 의상, 머리, 장식 등 다양한 종류를 제공한다. 인벤토리에서 모든 코스튬 종류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때 각 코스튬의 획득처가 나타나지 않는다. '고운 물결 머리'를 갖고 싶은데 어디서 얻는지 알 수 없다. 원하는 아이템이 플레이 목표로 설정될 수 있는데 방법이 나타나지 않으니까 아쉬웠다.
스펙 옵션도 직관적으로 표기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격력만 봐도 일반 공격력, 슈퍼 공격력, 투지 공격력, 코스튬 공격력, 가디언 공격력 등 쉽게 인지하기 어려운 이름들이 수두룩하다.
각 공격력이 어떤 계산식으로 이뤄지는지도 알 수 없다. 특정 스펙을 올리기 위해 자원을 투자할 때 플레이 경험을 기반으로 선택해야 한다. 보다 직관적으로 보여준다면 성장 요소를 결정할 때 도움이 될 것이다.
온라인 보상도 마찬가지다. 오프라인 보상이 워낙 좋다 보니 온라인 보상이 보잘 것 없이 느껴진다. 아무리 방치형 게임이라도 게임을 꺼둔 상태에서 보상을 더 많이 받는 구조는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신속한 상향 패치가 필요해 보인다.
■ 총평 "마음대로 즐기기 좋은 게임"
방치형 게임이라고 아무 계획 없이 무작정 누르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컨트롤 요소만 없지 전략적인 고민을 많이 요구하는 게임이다. 세밀하게 들어가면 끝도 없이 논할 수 있지만 간단하게 각 스펙 요소마다 중요한 것들이 정해져 있다.
먼저 레벨 육성 스탯 포인트에서는 스테이지 드랍 확률 증가, 골드 드랍량 증가, 경험치 획득량에 모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드랍 버프 없이 8-25를 진행하는 것보다 드랍 버프를 최대한 높이고 7-50을 즐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순서를 따지자면 스테이지 드랍 확률 증가, 골드 드랍량 증가, 경험치 획득량 순이다.
이동속도는 각종 던전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공격속도도 골드 스탯에서 보물, 스킨, 가디언 옵션에서 챙겨도 충분하다. 골드 스탯에서는 공격력과 생명력을 미션 요구량만 찍고 치명타 확률, 치명타 피해량에 적극 투자하는 편이 유리했다.
과금 모델은 여타 모바일 게임과 비교하면 합리적이다. 오프라인 보상도 정말 쏠쏠하다. 저렴하면서 효율 높은 패키지가 많으니까 과금을 꼭 하고 싶다면 가성비 상품들을 노리면 좋다. 추천 상품은 특별 효율 패스, 3-50 신규 기사 패키지, 광고 제거 패키지 정도다. 무료 패키지도 꽁꽁 숨겨져 있으니까 상점을 전체적으로 둘러보자.
리뷰만 하고 그만 둘 예정이었는데 계속 붙들고 있다. 예상치 못한 몰입감이 있는 게임이다. 방치형 게임이 가진 재미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뽑기를 마음껏 할 수 있었다는 것도 나름 재미 포인트다. 물론 시간이 갈수록 제공되는 재화량이 급격하게 감소하기 때문에 그 재미는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앞서 말했듯이 느긋하게 즐기면 돈을 쓰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수동 컨트롤로 피로도가 높지 않은 게임을 즐기고 싶은 게이머들에게 좋은 선택지다.
아쉬운 점이라면 콘텐츠 다양성이다. 현재 퀸즈나이츠에 존재하는 콘텐츠로는 스테이지, 강화석 던전, 인내의 숲, 블래스 던전, 가디언 던전, 문장 던전, 무한 던전이 있다. 아직 길드와 관련 콘텐츠가 출시되지 않았다. 보다 다양한 방식의 콘텐츠가 추가된다면 엠게임이 꿈꾸는 롱런 방치형 게임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1. 캐릭터 성장 재미 확실
2. 무과금으로 충분히 즐길 만한 재화 수급 구조
3. 단순한 것 같지만 전략적인 고민을 요구하는 성장 시스템
1. 콘텐츠 다각화 필요
2. 꾸미기 기능과 일러스트 다양성 부족
3. 세밀한 편의 기능 결여
moon@gametoc.co.kr
Copyright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