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 흉기난동男, 영장심사… "가족간 불화 때문에 범행"

서울 은평구에서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다 체포된 남성이 가족과의 불화로 인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서울 그가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심사를 받은 후 나오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서울 은평구 주택가에서 흉기 난동을 부리다 체포된 30대 남성이 가족과의 불화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28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정인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정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전직 요리사 정씨는 지난 26일 오후 7시26분부터 오후 10시5분까지 약 2시간40분 동안 서울 은평구 갈현동 소재 주택가에서 양손에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이날 오전 11시14분쯤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금전 문제로 범행을 저지른 게 맞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금전 문제가 아니고 속상해서 그런 것"이라고 답했다. 정씨는 "엄마가 나를 못 믿어줬는데 무속인한테 300만원을 갖다주니까 너무 속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술을 먹어 속상함을 풀려고 했으나 거기서도 안 받아줘서 그냥 소리를 질렀는데, 시민이 신고를 하고 경찰이 너무 많이 와서 겁에 질려서 그랬다"며 "제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것이 너무 속상해서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더 이상 안 할 거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정씨는 말하는 동안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취재진의 "정신질환 약 복용을 중단한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그는 "정신질환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택배 일할 때 아무 일도 없었고 대리기사 할 때도 아무 문제 일으킨 적 없다"고 답했다. 계획 범죄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요리사라 어쩔 수 없이 많이 갖고 다닌다"며 "다른 사람을 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의 모친은 부친상 등의 문제로 미신을 믿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아들 정씨와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의 범행 동기에 대해 "여러 진술을 종합할 때 금전으로 인한 가족 간 다툼이 원인으로 보이지만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윤지영 기자 y2ung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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