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대 시흥시 ‘러브쉐어 36.5℃’ 봉사단원 “가진 것 나누는 게 진정한 봉사”
“내가 쓰고 남을 때 나누는 게 아닌, 없으면 없는 대로 내가 가진 것을 ‘먼저’ 전하는 게 진짜 나눔이 아닐까요.”
시흥시 신천동에 거주하는 조성대씨(58)의 달력에는 매월 넷째 주 일요일은 늘 빨간색 동그라미가 크게 표시돼 있다. 신천동 홀몸어르신 및 취약계층 이웃에 밑반찬을 전하는 온정 넘치는 날이기 때문이다. 2017년부터 멈추지 않은 반찬 나눔 봉사는 어느덧 7년째가 됐다.
신천동에서 건축업을 해온 지 수십년, 조씨는 2008년 신천25통장을 맡게 되면서 동네 주민들과 한층 가까워졌다. 마을의 사정을 속속들이 알게 되면서 특히 어려운 이웃에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일에 부쩍 관심을 갖게 된 것도 그즈음. 6년간의 통장 활동을 마친 후 그는 봉사의 갈증을 본격적으로 해소하기로 했다.
봉사에 뜻이 맞는 동네 지인들과 함께 의기투합해 송암동산 보육원을 방문해 후원하는 활동을 시작으로 연말에는 떡국떡 기부를 하고 반찬 나눔으로 일상 속 작은 데서부터 나눔 실천을 이어갔다.
“봉사활동, 내친김에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고 강조한 조씨는 15명 남짓 되는 지인들과 ‘러브쉐어 36.5℃’라는 봉사단을 만들었다. 삼미시장 내 상가 건물 지하에 세를 얻어 작은 공간을 꾸린 후 정기적으로 반찬 나눔 활동에 열정을 펼치고 있다.
제철 재료로 꼼꼼히 메뉴를 구성하고 회원들과 자비로 모은 진행비로 장을 보고 조리해 이웃에 전달하는 것까지 모든 것을 봉사단원들이 합심해 마음을 보태고 웃음을 나눈 지 수년째다. 주로 네댓 가지 반찬과 찌개나 국을 전달하고 여름철 보양식뿐 아니라 명절 음식과 겨울철 김장김치 등 철마다 이웃 건강을 챙기는데 세심하다. ‘러브쉐어 36.5℃’의 따뜻한 마음은 매월 15가구에 살아갈 힘과 희망을 함께 전하고 있다.
7년간 한 차례도 빠짐없이 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조씨는 “매월 넷째 주 일요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홀몸어르신들의 모습이 선해 반찬 봉사를 멈추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반찬을 전하러 갈 때면 늘 처음인 듯 설레고 벅찬 감정이 앞선다. 구불구불 이어진 골목을 돌다 보면 여기저기서 반가움과 고마움의 인사가 연신 동네 곳곳에 울려 퍼진다. 나눔의 고마움에 손을 잡아주시며 양말 한 켤레, 음료 한 병을 전하는 어르신들의 마음 씀씀이에 눈시울이 뜨거워질 때도 있다.
조씨는 현장에서 “도움을 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더 좋은 사람이 돼 더 많은 이들이 기댈 수 있는 넉넉한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을 키워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사람이 나눔에 힘을 보태 ‘러브쉐어 36.5℃ 시흥’을 넘어 ‘러브쉐어 36.5℃ 대한민국’ 봉사단체가 꾸려지는 그날을 꿈꾸고 있다. 앞으로 집수리와 미용 봉사활동에도 더욱 매진할 계획이다.
조씨는 “우리 회원들이 모은 쌈짓돈에, 좋은 일 한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틈틈이 기부해 주셨던 많은 주변인 덕에 꾸준히 반찬 나눔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며 “그분들의 마음을 보태 더 따뜻한 세상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형수 기자 vodo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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