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흉기난동男 "엄마가 못 믿어줘 속상…죄송하다" 오열

정승필 2023. 8. 2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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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은평구의 한 주택가에서 양손에 흉기를 들고 소란을 피운 30대 남성이 범행 동기에 대해 금전문제가 아닌 가족과의 불화를 꼽았다.

이날 11시 10분쯤 정 씨는 법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온 뒤 '금전문제로 범행을 벌었냐'는 취재진 질문에 "금전문제가 아니고 속상해서 그런 것"이라며 "엄마가 나를 못 믿어줬는데, 무속인한테 300만원을 갖다주니까 너무 속상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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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서울시 은평구의 한 주택가에서 양손에 흉기를 들고 소란을 피운 30대 남성이 범행 동기에 대해 금전문제가 아닌 가족과의 불화를 꼽았다.

서울시 은평구 주택가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정모 씨가 28일 오전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나와 범행 동기에 대해 금전 문제가 아닌 가족 불화로 저질렀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서부지법은 28일 오전 10시 30분쯤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정모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이날 11시 10분쯤 정 씨는 법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온 뒤 '금전문제로 범행을 벌었냐'는 취재진 질문에 "금전문제가 아니고 속상해서 그런 것"이라며 "엄마가 나를 못 믿어줬는데, 무속인한테 300만원을 갖다주니까 너무 속상했다"고 답했다.

이어 "술을 먹고 (속상함을) 풀려고 했는데 안 받아줘서 소리를 질렀고, 경찰이 너무 많이 와서 겁에 질려 그랬다"면서 "제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것에 대해 너무 속상해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 더 이상 안 할 거고, 죄송하다"고 오열했다.

그러면서 검거 당시 흉기 8개를 가지고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요리사라서 어쩔 수 없이 가지고 다닌다"고 말했다. 또 범행 혐의에 대해서는 "거기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히며 사람을 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했다.

서울시 은평구 주택가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정모 씨가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정 씨는 지난 26일 오후 7시 30분쯤부터 오후 10시까지 은평구 갈현동에 있는 주택가에서 양손에 흉기를 든 채 난동을 부리고, 출동한 경찰까지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자신의 신체를 자해하겠다고 위협하는 정 씨를 대화로 설득해 2시간 40분여 만에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테이저건(전기충격기) 등 진압 장비는 사용하지 않았고, 정 씨의 요구대로 소주와 치킨을 사다주기도 했다.

당시 정 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으며, 경찰은 정 씨가 들고 있던 흉기 2개를 포함해 총 8개의 흉기를 압수했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자해할 생각이었다"며 "10년 전 요리사로 일해 칼이 여러 개 있고, 낚시에 쓰려고 차량에 갖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 씨는 4년 전 조울증을 진단받았으나 현재는 약물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필로폰 등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 결과에선 음성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 예고 글과 정씨의 범행간 관련성은 없다"라며 "정 씨 휴대전화를 포렌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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