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없었으면 어쩔뻔”…값싸고 보조금까지 자영업자에 인기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우리나라와 중국 업체들 간의 기술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저가 중국산 서빙 로봇의 유입으로 국내 로봇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27일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난해 한국에서 활동하는 서빙 로봇의 70% 이상을 중국 제조업체가 생산했다”며 “급성장하는 한국 로봇시장을 중국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서빙 로봇은 인력 부족과 최저임금 상승으로 자영업자들에게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접촉 서비스’가 선호되는 분위기 역시 한 몫했다. 로봇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음식점에서 운영 중인 서빙 로봇은 전년 대비 67% 증가한 약 5000대로 집계됐다

다만 국내서 사용되는 서빙 로봇 10대 중 7대는 중국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빠르게 한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FT에 따르면 중국산 로봇의 가격은 1000만 원(7460달러)에서 3000만 원 사이로 한국산에 비해 최대 5분의 1까지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로봇 업체의 한 임원은 “가격 경쟁이 어려운 상황에서 값싼 중국산 로봇이 우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고품질 로봇으로 가격 약점을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FT에 토로했다. 중국 업체와 국내업체의 기술 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은 국내 자동차 및 반도체 공장을 넘어 시민들의 일상 생활 속에도 스며드는 등 활용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시장 규모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서비스 로봇 시장은 올해 5억 3000만 달러에서 2026년 10억 달러로 두 배 가까이 성장해 연평균 2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 보급을 촉진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도 한몫했다. 현재 정부는 서빙 로봇 구매자에게 원산지에 관계없이 가격의 최대 70%까지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선 미국과 달리 중국산 수입 로봇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일반 음식점 업주들이 한국산보다 10~20% 저렴한 중국산 서빙 로봇을 구매하거나 임대할 수 있는 이유다. FT는 “중국 경쟁사들은 대부분 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반면 한국은 중국, 일본, 유럽에서 대부분의 부품을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는 로봇산업협회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