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 스타트업 코리아와 최적의 발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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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이 같은 사례는 어떤 분야든 '최적의 발사장'을 만들기 무척 어렵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스타트업이 로켓이라면 벤처캐피탈(VC)이나 정부 정책은 좋은 발사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려면 대한민국 전체가 창업하기 좋은 최적의 발사장이 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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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우주 초강국 미국도 로켓 분야에 걸음마를 걷던 시절이 있었다. 1949년 뉴멕시코주 화이트샌즈 실험장에서 아찔한 사고가 일어난다. 시험발사된 V-2 로켓이 텍사스주를 지나더니 국경을 넘어 멕시코 후아레스 지방에 추락했다.
이 충격으로 추락 지점엔 깊이 9미터짜리 구멍이 파였다. 인명 피해가 없어 다행이었지만 한 가지는 명백했다. 인구 밀집지역과 가까운 곳에선 로켓 실험을 해선 안 된다는 사실이다.
"로켓은 사막이 아니라 바다 위를 날아야 했다." ('로켓 걸스', 2018)
미 당국은 새로운 발사실험장을 탐색했다. 유력 후보는 캘리포니아주 남단 샌디에이고 외곽이었다. 그러나 후아레스 사고에 간담이 서늘했던 멕시코가 결사 반대했다. 샌디에이고는 멕시코와 너무 가까웠다.
결국 플로리다주의 한적한 해변 코코아 비치가 낙점됐다. 74년이 흐른 지금 이 일대에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가 있다. 대중에게는 '케네디 우주센터'로 익숙한 곳이다. 1969년 아폴로 11호도 이곳에서 발사됐다. 플로리다 동해안이 로켓 발사장으로 최적의 입지인 건 이내 증명됐다.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난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어떤 곳이 발사장으로 적합한지 묻자 "동쪽으로 바다가 접해야 하고 지구 자전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적도 인근에 있어야 연료물질을 줄여 (화물을) 더 많이 실을 수 있다"고 했다. 또 "낙뢰가 적고 비바람도 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코아비치는 김 대표의 설명에 딱 들어맞는다. 날씨는 연중 화창하다. 동쪽으로 태평양이 드넓게 펼쳐져 사람이 다칠 위험이 적다. 미국 국토에선 적도와 가깝다. 덕분에 다른 발사장보다 연료와 에너지를 적게 쓰고도 로켓의 추력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적도에서 가까워야 연료를 덜 쓴다는 사실은 국가주도 우주개발 '올드 스페이스'를 넘어 민간·상업 우주발사시대 '뉴 스페이스'로 접어들며 더욱 중요해졌다. 우주발사의 '가격'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노스페이스는 현재 브라질, 호주, 노르웨이의 발사장과 상업용 위성발사 계약을 맺고 있다. 이 회사가 성공시킨 3월 발사시험도 브라질 알칸타라 공군기지에서 이뤄졌다. 이곳은 남위 2도, 즉 적도 바로 아래다. 노르웨이 안도야 발사센터만 다소 예외다. 극지방에 가까워 특정 궤도에 위성을 올리는 데 좋다는 장점 덕분이다.
이 같은 사례는 어떤 분야든 '최적의 발사장'을 만들기 무척 어렵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하고 때론 운도 따라야 한다. 벤처업계도 마찬가지다. 스타트업이 로켓이라면 벤처캐피탈(VC)이나 정부 정책은 좋은 발사장이라 할 수 있다.
잘 만든 로켓이 좋은 발사장에 서면 더 높이, 더 빠르게 솟아오를 수 있다. 발사장이 부실하거나 악천후를 만나면 실패하기 쉽다. 한편 로켓 자체가 함량미달이면 어디서 발사해도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벤처·스타트업의 융성이 대한민국의 미래다. '스타트업 코리아'는 정부의 주요 화두다. 그러려면 대한민국 전체가 창업하기 좋은 최적의 발사장이 돼야 하지 않을까. 2024년도 예산안을 마련하는 정부와 국회가 잊지 말아야 할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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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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