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율성 공원’ 추진에… 보훈부 장관-광주시장 충돌

한현묵 2023. 8. 2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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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정율성 공원' 조성 철회를 놓고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과 강기정 광주시장이 정면 충돌했다.

이날 박 국가보훈부 장관은 호남학도병의 성지인 전남 순천을 찾아 광주 출신 중국 혁명음악가 정율성을 기념하는 광주광역시의 역사공원 조성 사업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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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정율성 공원’ 조성 철회를 놓고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과 강기정 광주시장이 정면 충돌했다.

이날 박 국가보훈부 장관은 호남학도병의 성지인 전남 순천을 찾아 광주 출신 중국 혁명음악가 정율성을 기념하는 광주광역시의 역사공원 조성 사업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28일 전남 순천역에서 광주시가 추진하는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 장관은 이날 순천역 광장에서 “정율성은 우리에게 총과 칼을 들이댔던 적들의 사기를 북돋웠던 응원대장이었다”며 “공산세력에 의해 죽임을 당했던 수많은 애국 영령의 원한과 피가 아직 식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공산당의 나팔수를 기억하게 하고 기리겠다는 시도에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국민의 소중한 예산은 단 1원도 대한민국의 가치에 반하는 곳에 사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순천역 광장에 호남학도병 정신을 계승할 수 있는 현충시설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순천역은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순천과 여수, 광양, 벌교 등 호남지역 17개 학교 180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 학도병 참전을 결의한 곳이다.
28일 광주 동구 불로동 정율성 생가에서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6·25전쟁 최초의 학도병 중대가 편성됐고, 1950년 7월 25일 이들은 경남 하동군 화개면에서 북한군 6사단 1천여명과 첫 학도병 전투인 '화개전투'를 치렀다. 이 전투 덕에 국군은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박 장관은 "수많은 독립투사, 호국 영웅, 민주 열사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아픔을 극복하는 역사에서 호남은 늘 앞장서 왔다"며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를 기억해야 하느냐. 공산당의 나팔수냐, 조국을 위해 제 한 몸 불태우며 기꺼이 목숨을 바쳤던 호남학도병 영웅들이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강 시장은 이날 광주시가 책임지고 잘 진행하겠다고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강 시장은 “35년전인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서울올림픽 평화대회추진위에서 정율성 선생의 부인인 정설송 여사를 초청해 한중우호의 상지응로 삼았다”고 했다.

강시장은 또 “김영삼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문재인 정부를 거쳐 정율성을 기리는 기념사업을 이어왔다고 했다.
강기정 광주시장. 뉴스1
강 시장은 “정율성 선생은 의열단 활동을 통해 독립운동에 참여한 독립운동가였다”며 “해방이후 북한으로 귀국해 음악교수이자 노동당원으로 살았고, 한국전쟁중에는 노동당원으로, 중국인민지원군 창작조의 일원으로 참전했다”고 했다.

강 시장은 “이처럼 정율성 선생의 생애와 공과는 하나의 숨김없이 세상에 공개돼 있다”며 “보수·진보와 무관하게 정율성 선생은 한중우호의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받았다”고 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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