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범계의 아들' 황기욱, 전 소속팀 전남 꺾고 "내 피는 이제 보라색"

김유미 기자 2023. 8. 2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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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안양)

"내 피는 이미 많이 보라색이 된 것 같다."

미드필더 황기욱은 지난해 전남 드래곤즈에서 FC 안양으로 소속을 옮겼다. 2020시즌과 2021시즌 2년간 전남에서 뛴 그는 2022시즌을 앞둔 겨울 안양의 보랏빛 유니폼을 입게 됐다.

안양에서 2년 차를 맞이한 황기욱은 곧 안양에서 보낸 시간이 전남에서 보낸 시간과 비슷해진다. 안양은 그의 어린 시절 기억이 녹아있는 익숙한 동네이기도 한 만큼, 팀에 많은 애정을 갖고 있다.

27일, 이전 소속팀 전남과 만난 황기욱은 이우형 안양 감독의 찬사를 받을 정도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 이 감독은 황기욱의 플레이에 대해 "중앙에서 수비 역을 잘 해주었다"라고 평가했다.

경기를 마친 후 <베스트 일레븐>과 인터뷰에 응한 황기욱은 "몸담았던 팀이라 약간의 향수가 있기는 하다. 그래도 우리가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시기라 우리 팀에 집중했다. 이제 많이 보라색이 된 것 같다. 다른 감정 없이 오늘 경기에 집중하려고 했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 감독의 칭찬을 전해 듣자, 황기욱은 "진짜요?"라고 되묻고는 눈을 크게 뜨며 놀라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감독님이 더 열심히 하라고 말씀해주신 것 같다. 나는 오늘 많이 부족했다고 느꼈다. 계속 감사하게 기회를 받아서 뛰고 있지만 관리 능력 같은 부분에선 신경을 더 써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잘 했다기보다는, 감독님이 더 힘내라고 말씀해주신 것 같다. 앞으로 더 잘할 생각만 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지난 2주간 휴식기에 돌입한 안양은 이 기간을 활용해 여러 전술 실험을 감행했다. 전남전에서 평소 활용하던 스리백 수비를 포백으로 전환하고, 낯선 4-2-3-1 포메이션을 도입한 것도 실험의 결과물 중 하나였다.

황기욱은 이러한 전술 변화에 대해 "사실 내 거 하기 바쁘다"라고 웃으며 "내 몫을 잘해야 해서 그것 때문에 바쁘다. 다만 우리가 후반에 70분, 65분부터 집중력이 떨어지는 부분을 많이 분석했고 그 부분에 힘을 많이 썼다. 다행히 오늘 좋은 결과를 가져와서 위안이 된다"라고 말했다.

전남전에 대비한 안양의 특급 전술은 무엇이었을까. 황기욱은 "일단 사이드"라고 재빠르게 답을 내놓았다. "우리가 원래 사이드를 통해서 공격 나가는 작업을 한다. 감독님도 좋아하시고. 사이드 선수들에게 수비 가담을 많이 요구하셨다. 또 크로스 실점이 많았는데, 그 부분을 커버하기 위해서 앞에서부터 희생해주는 포지션들이 있었다. 사이드 쪽에서 수비 가담을 많이 하고, 사이드 플레이를 많이 하는 속공을 하는 것들이 많은데 그런 부분에서 준비가 잘된 상황이다."

중원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후배 미드필더 박종현에 대해선 "종현이가 잘한다, 진짜. 간단하게 얘기하면 종현이가 가진 게 많고 확실히 축구 지능이 좋은 선수다. 이해력이 좋고 가진 게 많은 선수라 별 말을 안 한다. 사실 종현이가 나보다 잘한다"라며 웃어 보였다.

안양 출신 황기욱은 '범계의 아들'로 통한다. 안양의 홈구장 안양 종합운동장에서 범계동까지는 차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안양의 진정한 로컬 보이답다. 더욱이 안양의 팬들은 안양에 적을 둔 '안양시민 선수'에게 더욱 특별한 애정을 쏟고는 한다. 이 별명과 관련해 황기욱은 "흥미롭다. 맞긴 맞다. 그렇게 불러주셔서 감사하다. 별 거 아닐 수 있겠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더 힘을 받고 열심히 하려는 것 같다"라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의 활약을 바탕으로 황기욱은 '승격'이라는 안양의 최우선 목표를 향해 함께 달릴 작정이다. "일단 플레이오프든, 어떻게, 어디로 가든 승격이 목표"라고 밝힌 그는 "승격이라는 목표를 위해 달려가는 것밖에 생각 안 한다.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승격할 수 있다면, 그게 목표다"라며 K리그1 승격에 대해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사진=FC 안양,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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