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매출 6500만원에도…100억 목표 아내 vs "노예 같다"는 남편
사업 성공에도 일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아내와 "노예 같다"고 고통을 호소하는 남편의 이야기가 공개된다.
28일 방송되는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는 7년째 함께 식당을 운영 중인 부부가 출연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를 만난다. 두 사람은 365일, 24시간, 집에서 일터까지 온종일 함께 있어 더욱 괴롭다는 '연중무휴' 부부였다.
과거 유치원에서 교사로 만나 많은 공감대를 이루며 결혼까지 하게 됐다는 두 사람은 같이 횟집을 운영하면서 부부 관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고민을 털어놓는다.
두 사람은 음식점 매장 2개로 월 최고 매출 6800만원을 달성할 정도로 사업이 잘 되고 있는 상황. 그러나 두 사람은 가게 운영에 대한 가치관 차이로 부부싸움이 끊이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아내는 휴일에도 오로지 성공만을 위해 일을 쉬지 않고, 남편은 그런 아내로 인해 날이 갈수록 지친다고 털어놓는다.
공개된 일상 영상 속 부부는 주말 아침부터 분주하게 가게를 열 준비를 한다. 9개의 수족관 청소부터 홀 정리, 재료 주문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한 가운데 점심 시간 손님이 몰려든다.
가게 일이 바빠지자 회를 썰어야 할 남편이 서빙하러 뛰어나가고 아내는 갑자기 재료를 손질하는 등 두 사람의 동선이 꼬이기 시작한다. 이에 대해 두 사람은 "제대로 된 분업이 되지 않아 서로 보이는 대로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단체 손님이 방문해 많은 양의 주문이 들어오자 아내는 남편에게 메뉴를 나눠서 준비하자고 제안하지만 남편은 "내가 알아서 할게", "지시하려고 하지마"라며 날 선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내가 손이 놀고 있지 않냐"며 자리를 떠나지 않는 아내의 고집에 결국 남편은 포기한 듯 주방을 나가버리고 만다. 이에 대해 남편은 "같은 사장인데도 나는 아내가 지시하는 대로만 움직여야 한다"며 불만을 털어놓는다.
실제 아내는 "빨리 해동해서 썰어놔", "이렇게 주면 안 된다고 했잖아" 등 남편이 준비한 음식이 자신이 정한 요리법이 아니라며 지적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내는 평소 자신이 남편을 향한 지적이 심한 편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손님들을 위해 남편에게 쓴말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는 "제가 생각보다 보살피고 있는 부분이 많은데 탓을 받는 느낌"이라며 나름의 고충을 토로한다.
일 때문에 정신 없는 부부가 아이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는 모습도 공개된다.
늦은 오후, 아이들은 하교한 뒤 가게 구석에 있는 작은 쪽방에서 단둘이 핸드폰을 가지고 놀거나 가게 앞 주차장에서 곤충 채집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심지어 가게 마감 후 자정이 훌쩍 지나서야 아이들은 엄마아빠와 함께 집으로 향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부부는 어린 시절부터 가게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진 아이들의 이야기를 꺼내며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고, 부부의 생업으로 인해 방치된 아이들의 모습에 스튜디오는 눈물바다가 된다.
오은영 박사 역시 "부부 갈등 속 아이들이 제일 눈에 밟힌다"며 "아이들이 부모와 가까운 공간에 있긴 하지만 함께 보내는 시간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고 일침을 가한다.
이어 일주일 중 유일한 휴무일에도 새벽부터 일에 몰두하는 아내의 모습이 그려진다. 아내는 이른 새벽 알람 소리에 벌떡 일어나 집안일은 물론 '성공'과 관련된 오디오 북을 듣거나 책을 읽는 등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아내는 "자영업을 하다 보니 나만을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며, 일명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고 있다고 언급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실제로 집안 곳곳에 '성공', '사업' 관련 책과 동기부여 문구를 적어놓은 메모지가 붙어있었고, 아침 내내 아내가 열심히 필기한 내용 역시 '나는 100억을 벌겠다'라는 문구였다.
아이들 등교 후에도 '일'을 향한 아내의 열정은 멈추지 않는다. 쉴 틈 없이 사업 관련 통화를 하고, 남편과 함께 식사할 때에도 가게 운영 이야기를 꺼낸다. 하지만 아내의 열정적인 모습에 비해 남편의 반응은 시큰둥하기만 하다.
남편은 "아내는 '돈을 어떻게 벌 것인가'라는 생각밖에 없는 것 같다"고 고민을 털어놓는다. 평소에도 동기부여 영상을 공유하고, 쉬는 날에도 사업 이야기만 하는 아내 때문에 지칠 대로 치쳤다는 것.
또 남편은 "가게와 관련된 사업자, 통장 명의가 아내 앞으로 돼 있어 제대로 된 성취감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고백하며, 항상 아내의 의견에 맞춰야 하는 상황에 대해 "나 스스로가 노예 같다"고 표현해 출연진에 충격을 안긴다.
저녁 시간이 되자 남편은 아이들 육아에 정신없는 아내에게 "스크린 골프를 다녀오겠다"고 말하고, 이 말을 듣자마자 아내의 표정은 급격히 굳어진다. MC들은 "휴일엔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니까"라고 공감하지만 아내는 "스크린 골프 때문이 아니라 그 후 남편의 루틴 때문에 짜증이 난다"며 골프를 친 후 늘 습관처럼 음주를 하는 남편의 모습이 불만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아내는 일 때문에 늘 지쳐있고 무기력한 남편이 '술'에 대해서만큼은 누구보다 적극적이라며 거의 매일 음주를 하는 남편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다. 실제로 스크린 골프를 친 뒤 지인과 호프집에 들른 남편은 술에 취해 귀가한다.
남편은 자고 있는 아내에게 대화를 요청하지만 아내는 "당신과 술을 먹지 않고 대화하고 싶다"며 불만을 털어놓는다. 이에 남편은 "당신의 지시대로만 움직여야 하냐"며 본인의 힘듦만을 표출한다.
도돌이표 같은 대화 속 "솔직히 행복하지 않다"는 아내와 "삶의 낙이 없어져 버렸다"는 남편의 모습에 MC들 모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다. 오은영 박사는 "누구도 아닌 본인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변화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한다.
'100억 자산가'를 꿈꾸며 쉬는 날 없이 달리는 아내와 그런 아내의 열정에 지쳐 술에 의존하는 남편, '연중무휴' 부부를 위한 오은영 박사의 힐링 리포트는 28일 밤 10시45분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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