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특수목적법인 자금 빼돌린 서부발전 간부, 구속 기소

이사회 허가 없이 대여금 60% 연대보증·허위 계약서 교부
민간기업 관계자들로부터 2년 동안 뇌물 받은 혐의도 적용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민간기업 간부와 태양광 발전 특수목적법인 자금을 나눠 갖고 법인 자금을 임의로 사용한 혐의로 한국서부발전 간부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지검 서산지청은 특정 경제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를 받는 한국서부발전 태양광사업부 차장 A(58)씨와 민간기업 사업부장인 B(39)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A씨에게 뇌물을 주거나 횡령을 저지른 다른 민간기업 직원 등 4명과 민간기업 법인 3곳도 불구속 상태로 기소됐다.

A씨와 B씨 등은 지난해 6월 24일 태양광 발전 사업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에 다른 기업의 관계사와 허위 기술사실 용역 계약을 체결하게 하고 그 대금 명목으로 8억 3600만원을 지급하게 한 뒤 이를 나눠 갖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씨는 지난 2020년 3월 4일 전력 시설물 설계업을 등록하지 않은 민간 기업인 C기업과 D기업에 전력 시설물 설계 용역이 포함된 태양광 발전소 건설 공사를 발주하고 전기공사를 다른 업종 공사와 분리 발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5월 13일 A씨는 한국서부발전 이사회 허가 없이 또 다른 태양광 발전 사업 관련 특수목적 법인인 E기업의 대여금 채무 14억 6800만원의 60% 상당을 연대보증하고 이를 내용으로 하는 서부발전 명의의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위조한 후 교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7개월 후에는 관계 법령 및 서부발전 내부 위험관리위원회 의결에 반해 인허가, 정부출자협의, 이사회 심의 등을 거치지 않고 서부발전 자금 30억 9100만원을 E기업에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2019년 E기업 자금을 업무상 관리 및 보관하던 중 3회에 걸쳐 총 9600만원을 임의로 자신의 계좌로 송금하고 이 돈을 개인 채무 변제, 전세보증금반환, 생활비 명목으로 사용했으며 E기업 자금 중 17억 6400만원 상당을 D기업에 송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듬해인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서부발전에 근무하며 자신이 담당하는 사업과 관계있는 민간기업 관계자들인 B씨 등으로부터 22회에 걸쳐 408만원 상당의 상품권 및 골프 접대를 제공받기도 했다.

특히 A씨는 전력 시설물 설계업 등록을 하지 않아 자격도 없고 직접 설계 용역을 수행할 능력도 없는 기업에 전력 시설물인 송전선로 설계 용역 계약을 발주하게 하고 선급금 명목으로 2억 2000만원을 지급한 뒤 이 중 6000만원을 되돌려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범행 당시 서부발전 중간 간부에게 시공 및 용역 수행 기업 선정, 자금 집행 등 막대한 권한이 있었으나 이에 대한 관리과 감독이 부실했고 관련 시공 및 용역 수행을 희망하는 민간 기업들이 사업체 선정 등 권한을 갖고 있는 A씨에게 호감을 얻을 필요가 있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봤다.

그 결과 뇌물을 주고받았으며 A씨와 민간 기업 사이 유착 관계가 형성됐고 A씨는 겸직 금지 의무를 위반해 아내와 아들 명의를 이용, 개인적으로 별도 태양광 발전 사업을 영위하고 이 과정에서 민간 기업들에게 투자를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태양광 사업에 대한 관리 및 감독 부실과 사업 과정에서 법령과 각종 절차 미준수 등 총체적 문제점을 면밀히 수사했다”라며 “수사를 통해 공기업과 민간기업 사이 유착관계 및 결탁 사실을 밝혀냈고 신속한 사업 추진을 명목으로 사업 단계별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계된 자금 집행을 적발해 불법 및 탈법적 행태에 경종을 울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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