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에 수산물 못 먹여” MBC뉴스 속 어민, 민주당 출마자였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날, 목포MBC는 “내 자식에도 수산물 못먹인다”는 ‘어민’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생산자가 자기 상품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발언으로, 시청자들에게 오염수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강하게 줬다. 그런데 이 어민이, 불과 작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했던 사람으로 드러났다. 방송 공정성 문제가 제기됐다.
목포MBC는 24일 ‘수산 1번지 전남…실제 피해 규모 어느 정도?’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원전 오염수 방출이 시작된 순간, 어민들이 분노했다는 보도에 이은 이날 뉴스의 두 번째 기사였다. 오염수 방류로 인한 불안 때문에 소비 위축이 이어질 경우 전국에서 가장 많은 어민이 있고, 수산물 생산량 1위인 전남 지역의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는 내용이었다.
보도는 “수산물을 외면하는 소비자들을 탓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신안군 어민 강대성씨의 목소리를 전했다. 강씨는 “실제 수산물 소비 심리는 이미 바닥”이라며 “특히 저희 자식들에게는 더더욱 먹이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어민조차도 가족에게 수산물을 먹이지 못하겠다는 강씨의 발언은 목포MBC 유튜브 채널 섬네일에 강조되어 담겼다.
조선닷컴의 취재를 종합하면, 강씨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신안군 경선 대책 공동본부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지난해 6월 실시된 전국동시지방선거에는 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신안군의회 라 선거구에 ‘1-가’번으로 출마했다. 3명 중 2명을 뽑는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16표를 뒤져 3등을 하면서 당선되지는 못했다.
강씨는 지난달 1일 민주당이 주최한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정부 규탄 집회에도 참여했다. 지난 20일에는 ‘친명(친이재명)’ 성향 원외 인사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에 참석하는 등 당 관련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인터뷰 대상자 선정 과정에 공정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는 “방송은 당해 사업자 또는 종사자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하여 일방의 주장을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를 오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MBC가 ‘정치인’을 ‘어민’으로 둔갑시켜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 유포에 앞장서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가짜뉴스·괴담 방지 특별위원회는 28일 성명을 내고 “강씨가 당의 지시를 받아 인터뷰하고 목포MBC가 이를 그대로 방송한 것이라면 이는 심각한 방송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어 “MBC는 인터뷰 조작방송에 대해 즉시 사과하고 해당 뉴스를 보도한 기자와 데스크를 포함해 민주당과 가짜뉴스 모의가 없었는지 조사해 밝혀야 한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원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일부 민주당 의원은 27일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열린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이재명 대표는 28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국민 어느 누구도 세계의 우물인 태평양에 독을 푸는 일본의 환경 범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직접 핵 오염수 투기 반대 의사를 천명해야 한다. 일본을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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