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유럽파 쏟아진 여름…K리그서 직행만으로 7명 [해축브리핑]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축구가 새로운 유럽파를 대거 배출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과 2023 FIFA U20 월드컵 등의 활약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데, 그래도 국내 프로축구 K리그에서 유럽으로 직행한 선수만 7명이라는 점은 흥미롭다.
시작은 김지수(20)였다. U20 월드컵 김은중호의 핵심 수비수 김지수는 여름 이적 시장이 열린 초반인 6월26일(이하 한국시간) 성남FC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브렌트포드로 이적, 한국 선수로는 15번째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이제 막 성인이 된 젊은 선수, 그것도 중앙 수비수가 EPL로 이적해 5년 장기 계약을 맺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브렌트포드 B팀에서 훈련을 시작, 아직 EPL 데뷔 기회는 갖지 못한 김지수는 오는 30일 뉴포트 카운티와의 잉글랜드 리그컵 2라운드에서 영국 무대 첫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이어 7월11일 조규성(25)이 전북 현대에서 미트윌란(덴마크)로 이적, 유럽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적료 260만파운드(약 43억원), 역시 5년 장기 계약이다.
조규성은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차 가나전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월드컵 한 경기 멀티골을 기록,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조규성은 월드컵 직후인 겨울 이적시장에서도 많은 유럽 팀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유럽의 새 시즌이 시작될 때까지 심사숙고, 자신의 가치를 알아준 미트윌란을 선택했다.
일각에서는 유럽 주요 리그가 아닌 덴마크 무대로 이적한 조규성에게 아쉬움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조규성은 '등번호 10번'을 달고 개막 후 3경기 연속골을 넣는 등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다만 현재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돼 있다.
7월24일에는 강원FC의 양현준(21), 부산 아이파크의 권혁규(22)가 나란히 셀틱(스코틀랜드)로 이적했다.
둘은 지난 1월 이미 셀틱에 입단한 오현규(22)와 함께 해외 클럽서 '한국인 트리오'를 결성했다.
유럽 주요 팀에 한국 선수 3명이 뛰는 건 2015-16시즌 아우크스부르크(독일)에서 구자철, 지동원, 홍정호이 뛰었던 이후 8년 만이다.
이적 시장 막바지인 8월에도 한국 선수들의 유럽 러시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25일 U20 월드컵에서 수비수로 활약했던 황인택(20)이 에스토릴 프라이아(포르투갈)로 1년 임대됐다. 황인택은 수원 삼성 소속으로 서울 이랜드에 임대돼 뛰고 있었다.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사실상 유럽행이 확정된 2명의 선수도 있다.
26일 FC서울의 센터백 이한범(21)이 조규성의 소속 팀 미트윌란고의 계약 확정을 위해 떠났고 U20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배준호(20) 역시 대전하나시티즌에서 스토크시티(잉글랜드)의 메디컬 테스트를 받기 위해 28일 영국으로 출국했다.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한범의 이적료는 150만유로(약 21억4000만원) 배준호의 이적료는 200만파운드(약 33억원)로 알려졌다.
최근 유럽을 누비고 있는 주축 선수들인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이강인(PSG), 정우영(슈튜트가르트) 등은 모두 일찍 유럽 유스 시스템에 몸담은 뒤 그곳에서 성장해 빅리그로 이적한 케이스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경우 K리그에서 활약했지만 중국 무대를 거쳐서 유럽을 노크했다.
하지만 이번 여름 유럽으로 날아간 7명의 선수들은 다르다. 모두 K리그에 소속된 상태에서 곧바로 유럽 팀들의 구애를 받고 직행했다.
유럽 팀들이 내민 이적료 역시 유망주를 내줘야 하는 K리그 팀들이 아쉽지 않을 만큼 책정됐다. 그만큼 선수의 가치도 잘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K리그에서 뛰는 젊은 선수들도 기량과 잠재성만 보여주면 유럽 무대로 가는 길이 이전보다 충분히 넓어졌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한국 축구의 젊은 선수들이 유럽에서 경쟁력을 갖출 만큼 잘 성장한 지표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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