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자동차, 상반기 1조2천억원 순손실…직원 반년만에 60% 감소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핵심 계열사인 헝다자동차가 올해 상반기 1조2천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하며 경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헝다자동차는 최근 발표한 보고에서 올해 상반기 68억7천300만위안(약 1조2천488억원)의 순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손실은 전년도 동기 대비 48.6% 줄었다.
항목별로는 부동산 사업에서 10억6천100만위안(약 1천928억원)어치 손실이 발생했고, 자산 처분과 가치 감소 등 비(非)경영 손실이 37억1천600만위안(약 6천752억원), 경영 손실이 20억9천600억위안(약 3천808억원)이었다.
상반기 매출은 1억5천500만위안(약 281억6천만원)으로 전년도 동기 대비 540.98% 성장했지만 손실을 메꾸기엔 부족했다. 헝다자동차는 9종의 자동차를 내놨으나 실제로 생산된 것은 작년 7월 사전 판매가 시작된 헝츠5 하나다. 헝츠5는 작년 320대를 비롯해 올해 상반기까지 총 760대 인도됐다.
헝다자동차의 경영 위축 상황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헝다자동차의 전체 종업원은 1천597명으로 작년 12월 말에 비해 60% 줄었다.
헝다자동차는 톈진에 연간 5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기지를 만들었고, 상하이와 광저우에는 부품 제조 공장이 있다. 헝츠5는 톈진 공장에서만 생산 중이며 상하이·광저우 공장은 조업이 중단됐다.
2019년 초 사들인 전기차 배터리 메이커 상하이CNAT는 헝다자동차의 헝츠5가 써온 배터리에 응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이에 헝다자동차는 상반기 보고서에서 자금 상황을 고려해 배터리 연구·개발과 생산 기지 건설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헝다자동차의 부채 총액은 756억9천200만위안(약 13조7천222억원)이었다. 자산 총액 428억5천200만위안(약 7조7천705억원)을 훌쩍 넘는 채무 초과 상태로 나타났다.
헝다는 2021년과 2022년 보고도 함께 공개했다. 2021∼2022년 두 해 동안의 총손실은 840억800만위안(약 15조2천313억원)으로, 자동차 생산을 시작한 2017년 말 이래 헝다자동차의 누적 손실은 1천57억7천300만위안(약 19조1천792억원)이 됐다.
헝다자동차 경영 정상화의 희망은 새로운 자금 조달 여부에 달려있다.
이달 14일 헝다자동차는 전략투자자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NWTN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NWTN은 헝다자동차 주식 약 5억달러(약 6천620억원)어치 매입을 신청했고, NWTN의 중국 자회사인 NWTN(저장)자동차는 세 차례에 걸쳐 6억위안(약 1천87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헝다자동차의 시장 가치는 2021년 2월 한때 7천800억 홍콩달러(약 13조1천417억원)까지 치솟았지만 경영 상황 악화로 이내 하락했고, 이달 25일 기준 139억9천만 홍콩달러(약 2천358억원)로 평가됐다.
헝다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헝다자동차의 전신은 건강 관리와 국제 의료 등 사업을 수행한 헝다건강이다. 헝다건강은 중국의 신에너지차 산업 팽창 속에 2018년께 신에너지차 제조에 뛰어들었고, 이듬해 인수·합병 방식으로 신에너지차 생산 역량을 확보한 뒤 2020년 사명을 헝다자동차로 바꿨다.
그러나 자동차업 손실이 이어지고 부동산 경기 둔화까지 겹치면서 헝다그룹은 올해 4월 헝다자동차가 갖고 있던 랴오닝성 선양과 윈난성 쿤밍 등지의 헬스밸리 사업을 포함해 모두 47건의 프로젝트를 그룹의 다른 자회사에 넘겨 헝다자동차가 자동차업에 집중하게 했다.
헝다자동차가 이때 넘긴 부동산 사업의 자산 가치는 작년 말 기준 717억1천500만위안(약 12조9천949억원)으로, 부채가 247억8천900만위안(약 4조4천918억원)이었다.
헝다자동차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헝다그룹의 재무 상황도 좋지 않다.
헝다그룹은 2021년 12월 227억 달러(약 30조4천억원) 규모의 역외 채권을 갚지 못해 공식 디폴트를 낸 이후 경영난에 빠진 상태로, 이후 다른 부동산 기업들의 디폴트가 잇따르면서 중국 부동산 업계 건전성 자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헝다그룹은 이달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법 15조(챕터 15)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챕터 15'는 외국계 기업이 다른 나라에서 구조조정을 하는 동안 미국 내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진행하는, 국제적인 지급 불능상태를 다루는 파산 절차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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