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시야 각도 넓어진다

서울대

'희소 아이박스(sparse eye-box)' 방식을 활용한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서울대 제공

국내 연구진이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의 제한된 시야각과 시청가능영역(아이박스)을 확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적은 시각적 피로도로 자연스러운 초점 조절 반응이 가능한 3차원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를 다양한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디스플레이에 적용할 실용적인 방법을 제안한 것이다.

서울대는 전기정보공학부 광공학 및 양자전자연구실 3D 디스플레이 연구팀이 확장된 시야각 및 시청가능영역을 제공하는 광학 시스템을 제안했다고 28일 밝혔다. 관련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CM 트랜잭션스 온 그래픽스’에 지난달 26일 게재됐다.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는 공간광변조기를 활용해 가간섭성 빛의 진폭이나 위상을 조절해 원하는 파면을 생성해 자연스러운 깊이 인지를 가능하게 하는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가상, 증강현실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 위한 핵심 요소는 아이박스 크기와 이미지의 시야각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 두 요소를 결합한 것을 ‘에텐듀’라 지칭한다.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의 에텐듀는 공간광변조기가 적은 픽셀 수와 넓은 픽셀 간격을 가지고 있어 대단히 제한적이다. 앞서 다양한 연구에서 미세한 광학 마스크를 활용해 에텐듀를 확장하는 연구가 진행됐지만 광 효율성 및 이미지 품질이 낮거나 소자 간 정합에 지나치게 민감한 광학 구조를 가졌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희소 아이박스 방식을 활용한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기존 대비 넓은 시청 가능 영역에서 확장된 시야각의 고품질 이미지를 시청할 수 있다. 서울대 제공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희소 아이박스(sparse eye-box)'를 생성해 확장된 시야각의 이미지를 넓은 아이박스에서 관찰할 수 있는 광학 시스템을 제안했다. 수 마이크로 미터 수준의 미세 광학 소자를 사용하던 기존 방법과 달리 작은 렌즈가 2차원으로 배열된 렌즈 어레이를 활용해 거시적인 방식으로 에텐듀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렌즈 사이 간격이 사람의 동공 지름보다 작을 때, 동공의 위치에 관계 없이 연속적으로 빛이 동공으로 입사한다는 점에 집중했다. 이를 활용해 아이박스 내에 의도적으로 빈 공간을 형성하면서도 동공에 연속적으로 빛이 입사하도록 해, 렌즈에 의해 시야각이 확장된 이미지

를 넓은 영역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시스템은 미세한 마스크 구조를 사용하지 않아 이미지 품질 및 광 효율성이 향상된다. 실제 구축 시 정합의 민감성 문제가 크게 완화된다. 연구를 이끈 채민석 서울대 연구원은 “VR 및 AR의 실용성을 한층 높여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기술의 전망을 넓혔다"며 "간단한 광학 구조를 활용하면서도 보다 실용적인 방식을 효과적으로 보여준 연구”라고 설명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