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서 수억원·車 10여대 받은 노조…이정식 “운영비 투명화”

노동관계법령 위반 이력 있는 기업·단체,
정부사업 참여자격 제한 방안 검토

고용노동부가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노조 운영비 원조(援助) 현황을 조사한 결과 회사로부터 자동차 10여대와 현금 수억원을 받은 노조가 적발됐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28일 “사용자의 노조 운영비 원조를 투명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8일 오후 태풍·폭염 대응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하여 산업안전보건본부, 전국 48개 지방노동관서 기관장과 제6호 태풍 카눈과 폭염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이 장관은 이날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노동 개혁 추진 점검회의’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노사 관계가 확립될 수 있도록 불법적인 노조 전임자와 운영비 원조 운영 실태를 파악하고 부당노동행위 감독도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용부는 최근 노조가 있는 근로자 1000명 이상 사업장 521곳을 대상으로 노조 운영비 원조 현황과 근로시간 면제 현황을 전수 조사했다. 그 결과 사용자로부터 노조 전용 자동차 10여대와 현금 수억 원을 받은 노조, 사용자로부터 노조 사무실 직원의 급여까지 받은 노조, 근로 시간 면제 한도를 283명이나 초과한 사업장 등이 확인됐다.

이 장관은 “다수 사업장에서 노조와 사용자가 담합해 제도를 위법적으로 부당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근로시간면제와 운영비 원조 실태조사 결과 분석을 마무리해 발표하고, 위법행위는 감독해 시정할 계획이다.

또 이 장관은 “근로자들이 법에서 정한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일할 수 있도록 감독 행정에 보다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근로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임금 체불은 반드시 근절해 현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그동안 임금체불이 상습적이고 고의적으로 반복된 사업장 120곳과 체불이 자주 발생하는 건설현장에 기획감독을 최우선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대규모 임금체불이 발생한 대유위니아 일부 계열사에 대해서는 철저히 수사하고, 검찰 등 관계기관과 공조해 엄중 조치할 계획이다.

정부는 법질서를 침해하는 노·사에 대해 더 큰 불이익을 줄 계획이다. 이 장관은 “노동관계법령 위반 이력이 있는 기업과 단체는 각종 정부 사업 참여 자격 등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근로자 권리도 강화한다. 이 장관은 “모성보호제도를 강화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 자녀 연령과 기간을 확대하고, 배우자 출산휴가 분할 사용횟수를 3회로 늘리겠다”고 했다.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할 수 있는 자녀 연령을 8세(초등학교 2학년)에서 12세(초등학교 6학년)으로 높이고, 중소기업 급여 지원 강화도 추진한다. 직장내 괴롭힘 분쟁 해결을 지원하는 방안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한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