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나팔수 기리겠다니 참담"… 박민식 '정율성 공원' 철회 재촉구

박응진 기자 2023. 8. 2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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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광주광역시를 상대로 중국 혁명음악가 정율성(정뤼청·1914?~1975) 기념공원 조성계획을 전면 철회할 것을 재차 요구하고 나섰다.

박 장관은 28일 오전 전남 순천역 광장에서 한국전쟁(6·25전쟁)에 참전했던 호남 출신 학도병들을 위한 현충시설 건립계획을 발표하면서 "국가의 품격은 누구를 기억하는가에 달려 있다. 우린 호남의 정신과 호남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끈 영웅들을 기억하고 기려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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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품격, 누굴 기억하느냐 달려… 대한민국 영웅 기억해야"
보훈부 '호남학도병 현충시설' 추진… "자유 사수가 호남 정신"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2023.8.1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광주광역시를 상대로 중국 혁명음악가 정율성(정뤼청·1914?~1975) 기념공원 조성계획을 전면 철회할 것을 재차 요구하고 나섰다.

박 장관은 28일 오전 전남 순천역 광장에서 한국전쟁(6·25전쟁)에 참전했던 호남 출신 학도병들을 위한 현충시설 건립계획을 발표하면서 "국가의 품격은 누구를 기억하는가에 달려 있다. 우린 호남의 정신과 호남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끈 영웅들을 기억하고 기려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특히 "공산세력에 죽임을 당했던 수많은 애국영령들의 원한과 피가 아직 식지 않았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눈물이 여전히 마르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미래인 학생들에게 '공산당 나팔수'를 기억하게 하고 기리겠다는 시도에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우리 국민의 소중한 예산은 대한민국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 단 1원도 대한민국의 가치에 반(反)하는 곳에 사용될 수 없다"며 "오직 호남학도병들처럼 대한민국 영웅들을 기억하기 위한 예산만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정율성(본명 정부은)은 일제강점기였던 1914년 무렵 광주에서 태어나 1933년 중국으로 건너간 뒤 '오월의 노래(1936년)' '팔로군 행진곡(현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1939년)' 등을 작곡한 인물로서 중국에선 '3대 악성(樂聖)' 가운데 1명으로 칭송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1945년 광복 뒤엔 북한에서 조선인민군 구락부장·협주단장 등으로 활동하며 '조선인민군 행진곡' 등을 만들었고, 한국전쟁(6·25전쟁) 시기엔 중국 인민지원군의 일원으로 전선 위문활동을 했다. 1956년 중국으로 귀화한 정율성은 2009년 중국 공산당이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60주년'을 맞아 선정한 '신중국 창건 영웅 100인'에도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자원 입대 혈서를 쓴 후 기념촬영을 하는 순천매산중학교 학도병들.(호남호국기념관 제공)/뉴스1 ⓒ News1

박 장관은 이달 22일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율성의 과거 행적을 거론하며 광주시의 공원 조성계획 철회를 요구했다가 강기정 광주시장과 온라인 설전을 벌였다. 광주광역시는 지난 2020년 5월 동구 불로동 정율성 생가 일대에 시비(市費) 48억원을 들여 '정율성 역사공원'을 조성하겠단 계획을 발표했고, 연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훈부는 이 같은 정율성 공원 사업과 관련해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와 그 적합성 여부를 살펴보는 한편, 사업 중단을 위한 헌법소원 청구가 가능한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박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호남의 어린 학생들이 조국을 위해 펜 대신 총을 들었고, 목숨을 건 혈투 끝에 차디찬 전장의 이슬로 스러져갔다"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자유 대한민국을 사수하겠다는 정신, 바로 이게 호남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호남학도병들의 우국충절을 기억하고, 학생과 국민이 호남학도병들이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계승할 수 있도록 순천역 광장에 현충시설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보훈부에 따르면 순천역 광장은 6·25전쟁 시기였던 1950년 7월13일 순천·여수·광양·벌교 등 호남지역 17개 학교 180여명이 혈서(血書)로 입대지원서를 쓰며 학도병 출정식을 진행했던 장소다. 이는 당시 전국 최대 규모였다.

박 장관은 이날 순천역 방문에 앞서 순천 매산고등학교(옛 매산중학교) 교정 내에 있는 6·25전쟁 당시 학도병들의 참전기념비와 학교 정문 옹벽의 충혼 벽화에 각각 헌화했다. 참전기념비엔 이 학교 출신 학도병 30여명, 그리고 벽화엔 순천 지역의 참전 학도병 50여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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