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성훈, 정찬성 은퇴에 의지 “남은 현역 열심히 싸우겠다”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왼쪽)-정찬성

“큰 역사가 끝나고 새로운 역사의 시작”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이 ‘코리안 좀비’ 정찬성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추성훈은 27일 정찬성의 은퇴 선언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찬성아 고생 많았어. 승부의 세계에 있는 우리는 항상 생각하지만 정말로 이기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된 거 같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성훈은 경기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추성훈은 “그래도 너무나 멋있었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경기를 보여줘서 고마워. 너무 존경스러워!”라면서 “나도 남은 현역 시간 열심히 싸울 거야. 나에게 찬성이는 영원한 히어로다! 고마워요. 큰 역사가 끝나고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라고 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이종격투기 선수 정찬성

앞서 정찬성은 이날 자신의 마지막 경기 직후 링 인터뷰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정찬성은 “울 줄 알았는데 눈물이 안 난다. 내가 그만하는 이유는 난 챔피언이 목적인 사람이다. 3등, 4등, 5등 하려고 격투기를 하는 게 아니라, 챔피언이 되기 위해 하는 것”이라며 “할로웨이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고 후회 없이 했다”며 “톱랭커들을 이기지 못했기에 이제 냉정하게 그만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찬성은 이후 SNS를 통해 “모든 걸 이루진 못했지만 충분히 이룰 만큼 이뤘고 제 머리 상태에서 더 바라는 건 욕심 같아 멈추려고 한다”며 “제가 해 온 것에 비해 과분한 사랑을 받은 것 같아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이제 더 이상 평가받고 비교당하는 삶을 살지 않을 것 같아 홀가분하고 후련하고 또 무섭기도 하다”며 “뭘 할지 모르겠지만 뭘 해도 최선을 다하고 뭘 해도 진심으로 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동안 코리안 좀비를 사랑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UFC에서 싸우는 동안 정말 정말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정찬성은 이날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할로웨이 vs 좀비’ 메인 이벤트 페더급 경기에서 맥스 할로웨이에 3라운드 23초 만에 KO패했다. 이로써 정찬성은 통산 17승 8패(UFC 7승 5패)로 커리어를 마감했다.

이날 경기장은 “좀비”와 “대한민국”을 합창하는 한국 원정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UFC는 정찬성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이례적으로 패자가 퇴장하는 순간에 정찬성의 테마곡인 크랜베리스의 ‘좀비’를 틀었다. 정찬성은 기립 박수를 보내는 관중들 앞에서 마중 나온 아내와 함께 눈물을 흘리며 영원히 옥타곤을 떠났다.

황효이 온라인기자 hoyful@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