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노조’ 현대차, 전기차 전환 앞두고 압박 받는 이유

이소현 2023. 8. 2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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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무(無)노조'인 현대차(005380)가 조지아주에 대규모 전기자동차 공장 건설을 앞두고 현지 노조와 시민단체로부터 '단체협약' 체결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 내 노조가 없는 현대차도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자금 지원 등을 받는 만큼 노동자와 지역 사회에 대한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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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고용·환경보호 등 노조 요구 반영 촉구
美 대형 노조, 현대차 후 벤츠·BMW 타깃 목표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에서 ‘무(無)노조’인 현대차(005380)가 조지아주에 대규모 전기자동차 공장 건설을 앞두고 현지 노조와 시민단체로부터 ‘단체협약’ 체결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 내 노조가 없는 현대차도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자금 지원 등을 받는 만큼 노동자와 지역 사회에 대한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자동차 대리점 밖에 SUV 싼타페 SUV가 줄지어 서있다.(사진=AP)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미자동차노조(UAW)와 미국 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를 비롯한 노동·시민단체 연합이 현대차 미국법인에 서한을 보냈다.

이들이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COO(최고운영책임자) 및 북미권역본부장 사장 앞으로 보낸 서한에는 현대차와 협력업체들이 조지아주에 건설하는 전기차 관련 공장과 관련해 이들 단체와 일종의 단체협약을 맺자는 요구가 담겼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 현재 노조가 결성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노사 간 단체협약을 맺을 순 없지만, 시민 단체들과 일종의 협약을 맺어 지역 노동자 교육이나 환경 보호와 같은 지역사회의 요구를 반영하라는 얘기다. 이들은 현지 고용, 근로자 교육, 안전 기준 강화, 공장 주변 환경 보호 등을 촉구했다.

현대차는 이들 지역에서 총 3만명 이상의 신규 고용할 전망이다. 이중 1만2750명이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 브라이언 카운티에 지어지는 현대차 메가시티와 연계돼 고용될 것으로 보인다. 메가시티는 조지아주 역사상 최대의 경제개발 프로젝트다.

앞서 작년 미국의 전기버스 생산업체 ‘뉴플라이어’도 노동·시민단체들과 비슷한 내용의 협약을 맺은 사례가 있다고 NYT는 전했다. 뉴플라이어의 협약에는 신규 채용의 45%와 승진 규모 20%를 여성이나 소수인종, 제대군인 등에게 할당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미국 자동차 대형 노조들은 현대차 미국법인과의 협약 체결에 전략적으로 공을 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현대와 협약을 체결한 뒤 역시 새 공장에 노조가 결성되지 않은 상태인 메르세데스-벤츠(사우스캐롤라이나)나 BMW(앨라배마) 등 다른 외국 자동차업체를 다음 목표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마이클 스튜어트 현대차 미국법인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현대차의 최우선 과제는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과 전문성으로 미국 자동차 산업 발전에 공헌하는 직간접적으로 고용된 11만4000여명 직원들의 안전과 복지”라고 말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조지아주가 경합주인 만큼 백악관에서도 이러한 노조와 시민단체 연합의 목표에 힘을 싣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본 브룩스 주지아주 AFL-CIO 회장은 “일자리를 창출해도 생활 가능한 임금을 제공하지 않는 것은 목적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지역주민이 생활 가능한 임금 등 좋은 일자리를 가지고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현 (ato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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