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꺼낸다' 中, 증시에 '숨 불어 넣기' 총력

정지우 2023. 8. 28. 10:4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주식 융자 증거금 최소 비율 100%→80% 인하, 지배주주 지분 축소 엄격히 제한
- 기업공개(IPO) 자금 조달도 문어발식 투자 차단 위해 통제
- 증권 거래 인지세 인하, 거래소와 증권사 거래수수료도 내려..부동산은 예외
상하이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1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에서 주식 증거금 최소 비율이 낮아진다. 지배주주의 지분 축소는 엄격히 제한되며,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조달은 무분별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도록 통제된다. 중국 당국이 생기를 잃어가는 증시에 숨을 불어넣기 위해 주식 거래 인지세 세율 인하와 거래소·증권사 수수료 축소 등과 함께 가능한 조치는 다 꺼내놓는 형국이다.

28일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전날 홈페이지에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증권거래 시행세칙’ 개정안을 공개했다.

증감위는 “자본시장 활성화와 투자자 신뢰 향상을 위해 포괄적인 정책 배치를 구현하고, 금융증권 사업의 기능을 촉진하며, 투자자의 합리적인 거래 요구를 더 잘 충족시킬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상하이·선전·베이징증권거래소도 통지를 발표했다.

증감위는 우선 주식 증거금 최소 비율을 현행 100%에서 80%로 내린다. 이 조정은 내달 8일 장 마감 후부터 시행된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가 주식을 거래할 때 지불해야 할 융자(신용거래) 증거금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예컨대 상하이증시에서 한 기업 주식의 증거금 비율이 100% 라면 그동안 투자자는 100만원으로 이 주식을 사기 위해 100만원을 증거금으로 추가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이 비율의 상한선이 80%로 줄어들면 기업은 그 이상으로 융자 증거금 비율을 올릴 수 없고, 투자자는 80만원만 납부해도 된다.

중국 당국이 여기서 자금이 다시 증시에 투입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증감위는 “증거금 비율을 적당히 완화하는 것이 자금 재고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궈타이쥔안연구소의 류신치 금융 팀장도 중국증권보에 “투자자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증감위는 상장회사가 포파(주식의 발행가 이하 하락), 포징(주식의 주당 순자산 이하 하락)을 겪거나 최근 3년간 현금 배당을 하지 않은 경우, 누적 현금배당 금액이 최근 3년간 연평균 순이익의 30% 미만인 경우 지배주주와 실제 지배인은 2급 시장(유통시장)을 통해 자사주를 매도할 수 없도록 했다.

증감위은 기타 상장회사 지배주주도 주식 보유 기간을 연장토록 하고, 지분을 축소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게 권고하는 등 엄격히 통제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현지 증권업계 소식통은 “지배주주나 경영진이 유통시장에서 자사주를 팔면 다른 일반 주주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해당 주식 주가뿐만 아니라 지수까지 떨어질 수 있다”면서 “결국 투자자 신뢰 하락을 막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증감위는 금융업 상장사와 시가총액이 큰 기타 업종 상장사가 대규모 재융자를 하려는 경우 자금 조달이 필요한지, 발행 시기는 언제로 잡을 것인지 등에 대해 미리 소통하는 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포파, 포징, 영업실적 손실 지속, 금융투자 비중이 높은 상장사라면 융자 규모와 간격을 적절하게 규제한다. 이전에 조달한 자금이 적절하게 사용됐는지, 이를 통한 프로젝트가 예상 이익을 달성했는지도 살펴본다. 상장사의 자금 조달은 주요 사업에 투자해야 하며 문어발식 투자는 금지한다.

다만 부동산 상장 기업의 재융자는 이 같은 포파, 포징, 적자 등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소식통은 “유통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많아지면 돈은 회사로 흘러 들어갈 수밖에 없고, 이는 자본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자금이 유입돼야 하는 부동산 시장을 예외로 두는 것은 증감위보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중국 재정부와 세무총국도 이날부터 증권 거래 인지세 세율을 기존 0.1%에서 0.05%로 낮춘다고 전날 밤 발표했다. 2008년 4월 이후 15년 만의 인하다. ‘100+1’거래 제도 도입, 거래소와 증권사의 수수료 인하 등 다른 증시 부양책도 시행한다.

중국 당국이 이런 일련의 대책을 쏟아내는 것은 중국 증시의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기준 상하이종합지수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3000포인트에 가까운 3064.07포인트까지 내려왔다. 올해 최저치다. 선전성분지수와 촹예반지수도 연초 대비 8.04%, 13.06% 각각 하락했다고 중국 매체 제일재경은 전했다.

중국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을 뜻하는 북향자금의 재고 감소액은 3주 연속 200억위안을 넘어섰다. 공모 펀드 신규 발행 시장의 냉기가 이어지면서 8월 발행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반 토막이 났으며, 연초와 비교해 30% 이상 떨어졌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도 “팀을 꾸려 주식시장의 유동성을 어떻게 늘릴지를 연구하겠다”고 27일 밝혔다.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