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받은 공 중에 제일 좋아” KIA 34세 핵인싸 포수의 격려…정해영 SV도 자신감도 쑥쑥[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내가 받아본 것 중에 제일 좋아.”
KIA 핵인싸 포수 김태군(34)은 KIA 투수들이 실전을 거칠게 임하면 좋겠다고 했다. 자신을 믿고 따라와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친화력 좋은 포수로 유명하지만, 선수들에게 항상 듣기 좋은 말만 하는 건 아니다.
그런 김태군이 최근 클로저 정해영(22)에게 위와 같이 힘이 되는 한 마디를 남겼다. 우선 정해영의 공이 진짜 좋았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정해영은 25일, 27일 광주 한화전서 잇따라 1이닝 퍼펙트 세이브를 따냈다. 소위 말하는 ‘순삭’이었다.
특히 27일 경기서 패스트볼 146km까지 나왔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올 시즌 평균 패스트볼 144.2km다. 작년 144.6km보다 떨어지면서 우려를 샀다. 아무리 회전수와 수직무브먼트로 먹고 사는 클로저라고 하지만, 기본적인 스피드가 떨어지면 구위에 악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다.
전반기 막판 2군에서 1달간 조정기를 가진 뒤 7월 8경기서 1홀드4세이브 평균자책점 1.35로 회복했다. 그런데 8월 9경기서 2세이브1패 평균자책점 4.82로 다시 주춤했다. 그러나 최근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하며 페이스를 올린다.
투수도 풀타임을 치르다 보면 컨디션에 따라 등락을 거듭한다. 단, 클로저의 경우 결과가 안 좋을 때 티가 많이 나는 보직이다 보니 좀 더 스트레스를 받을 순 있다. 27일 경기 후 만난 정해영 역시 그런 기색이 보였다.
그런 점에서 공을 받는 포수의 격려 한 마디가 투수에겐 큰 힘이 된다. 김태군의 코멘트에는 이런 의도도 섞여 있지 않았을까. 정해영은 비록 8월 초에 잠시 좋지 않았으나 웨이트트레이닝이나 경기 준비를 게을리 한 적은 하루도 없었다. “그동안 준비한 걸 이제 보상 받는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나 정해영은 솔직하게 “불안하죠”라고 했다. 그러면서 “4년째 8월에 기록이 안 좋아서 힘들었다. 아는데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라고 했다. 19일 대구 삼성전서는 세이브 상황서 임기영의 2이닝 세이브를 바라봐야 했다. 정해영은 당시 등판 가능했다. 그저 “기영이 형이 잘 막아줬다. 팀이 이겨서 별 다른 생각은 없었다”라고 했다.
정해영은 김태군에 이어 최근 서재응 투수코치의 조언에도 힘을 얻었다. 서재응 코치는 정해영에게 이렇게 더울 때 웨이트트레이닝을 줄일 것이면 좋은 음식을 잘 먹어야 하고,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할 것이라면 휴식도 중요하다고 했다. 마운드에서의 변화가 전부가 아니다.
그렇게 정해영은 선배와 코치를 통해 좋은 클로저가 되기 위한 피와 살을 얻었다. 어쩌면 정해영은 자신의 공을 믿고 자신감을 채우는 게 세이브 적립만큼 중요해 보인다. 그는 “1~2점차서 깔끔하게 막고 싶다. 3점차는 홈런 한 방을 맞아도 되니까. 팬들이 편하게 볼 수 있게 던지고 싶다”라고 했다.
김종국 감독은 정해영에 대한 신뢰를 거두지 않았다. 정해영 역시 확연히 페이스가 올라왔다. 선발진에 여러 변수가 발생하면서, 이제부터 불펜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뒷문을 마지막에 닫는 투수의 중요성은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다. 정해영이 가치를 증명할 시간은 충분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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