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바꿔라" 연쇄살인 괴담 다룬 영화 놓고 갈등, 무슨 일?

이재승 기자 2023. 8. 28. 10:2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자]

다음 달 개봉하는 공포영화 치악산의 제목을 두고 영화사와, 치악산이 위치한 원주시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영화 예고 영상부터 보시죠.

영화 초반 밝고 경쾌하게 시작했지만, 분위기는 점점 더 무거워지고, 한밤중 산속에선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이 벌어집니다.

[앵커]

네, 공포 영화하면 대부분 어둡고 무서운 분위기 있잖아요? 근데 이번 영화는 제목, 치악산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요?

[기자]

이 영화가 치악산에서 벌어진 연쇄 토막살인사건이라는 괴담을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주시는 괴담 자체가 실체가 없는 허구인데다, 요즘 각종 칼부림 사고 등 강력범죄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가운데 영화 '치악산'이 개봉하면 지역 내 불안감이 커지고 모방범죄 우려도 크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자]

원주시는 치악산과 관련한 여러 가지 상품에 대한 이미지 훼손도 걱정하고 있죠?

[기자]

네, 치악산 한우, 치악산 둘레길 등 지역 고유 상품과 관광지에 대한 타격도 피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치악산 브랜드를 사용하는 농축산업계·관광업계까지 상영 반대 운동에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원주시가 요구하는 내용을 보면 영화 제목 변경이나 영화 속 '치악산'이라는 대사가 등장하는 부분 삭제, 비공식 포스터 삭제 등인데 제작사가 거부 의사를 밝혔더라고요..

[기자]

제작사 측은 "영화 제목과 '치악산' 언급 부분을 모두 삭제하면 영화를 처음부터 다시 촬영해야 할 정도로 이야기의 연결이 맞지 않는다"며 "배우 중 한 명이 군 복무 중인 관계로 재촬영 역시 불가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영화에서 언급된 지명, 사건과 에피소드 등은 모두 허구적으로 창작된 것이라는 문구가 엔딩크레딧에 기재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네, 영화 제작사와 원주시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요, 지명과 관련한 영화 제목 중엔 특히, 공포영화들이 논란이 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이미지가 나쁘게 그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대표적으로 2018년 경기도 광주 곤지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한 공포 영화 '곤지암'과 전남 곡성군의 동명 영화 '곡성'이 지역 이미지 훼손 논란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기자]

영화 곡성은 전남 곡성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해서 결국 개봉이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영화 곡성은 '곡하는 소리'라는 뜻의 한자말 '哭聲'을 병기할 것과 영화 상영 시 자막으로 '본 영화 내용은 곡성 지역과는 관련이 없는 허구의 내용'이라는 문구를 삽입하는 것으로 최종 합의하게 됐습니다.

[앵커]

원주시는 영화 '치악산' 상영을 금지해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낼 방침이라고 밝혔는데요, 지켜봐야겠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