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점막까지 모사한 생체모사칩…헬리코박터균 방어 전략 찾았다

이병철 기자 2023. 8. 2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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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위점막 시스템을 모사한 생체모방칩을 개발했다.

박태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와 공성호 서울대병원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진은 28일 오가노이드와 생체칩 기술을 결합해 사람의 위점막 보호 기능을 모사한 생체모사칩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생체모사칩을 활용해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막는 위의 방어 전략을 새롭게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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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서울대병원 공동 연구진
미국 하버드대에서 개발한 생체모방칩(organ on a chip). 국내 연구진은 오가노이드와 생체모방칩을 결합해 위 점막의 감염 상황을 모사하는 데 성공했다./미 하버드대

국내 연구진이 위점막 시스템을 모사한 생체모방칩을 개발했다. 위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헬리코박터균의 감염 상황을 재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앞으로 신약 개발 과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태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와 공성호 서울대병원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진은 28일 오가노이드와 생체칩 기술을 결합해 사람의 위점막 보호 기능을 모사한 생체모사칩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줄기세포를 분화해 사람의 장기를 구현한 오가노이드는 ‘미니 장기’로도 불린다. 신약을 개발할 때 효능과 부작용을 평가하기 위한 방법으로 주목 받고 있다. 세포만 배양하는 기존 방식보다 실제 사람의 장기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잘 모사해 동물 실험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러나 인체에서 발생하는 기계적 자극이나 세포 사이의 상호작용은 아직 구현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오가노이드에 생체칩 기술을 접목해 기계적 자극과 세포 상호작용을 구현하는 생체모사칩을 개발했다. 생체칩은 작은 칩 위에 여러 종류의 세포를 배양해 미세 환경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이번에 개발한 생체모사칩에서는 위점막을 구현해 위가 외부 환경으로부터 장기를 보호하는 방법을 재현했다.

생체모사칩에 미세 유체 흐름을 만들고 세포 간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도록 했다. 유체 흐름에 노출된 줄기세포는 위 세포에 영향을 받아 점막 세포로 분화했다. 점막 장벽을 만드는 점액 분비 세포의 비율과 성숙도도 실제 위와 비슷한 수준으로 구현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생체모사칩을 활용해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막는 위의 방어 전략을 새롭게 발견했다. 위점막펩티드(TFF1)는 위 점막의 안정성을 높이고 외부의 감염 물질로부터 위 상피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생체모사칩에 헬리코박터균을 감염시키자 TFF1은 헬리코박터균 주변을 둘러싸는 형태로 발현됐다. 마치 울타리를 치듯 방어 물질로 세균의 감염을 막는 방식이다. 반면 TFF1의 발현을 억제했을 때는 염증 반응이 더 심하게 발생했다.

박태은 교수는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칩에서 상피세포와 면역세포 간의 역동적인 염증 체계 상호작용을 관찰할 수 있는 모델로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논문 제1저자인 정혜진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위 점막 장벽 안정성을 이해하고 동물 실험을 대체할 위장 체외 모델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며 “위장의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같은 감염원에 대한 약물 개발과 치료 접근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지난 달 31일 소개됐다.

참고자료

Advanced Science, DOI: https://doi.org/10.1002/advs.202300164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 왼쪽부터 조나탕 사바테 델 리오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원), 강주헌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정혜진 UNIST 박사과정 연구원, 박태은 UNIST 교수./울산과학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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