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가짜뉴스 확산해온 공영방송, 국민의 선택·심판받도록 개혁”

강한들 기자 2023. 8. 2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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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원장 취임식서 민영화 등 재강조
‘가짜뉴스 대응’ 포털 규제도 주요 과제로
이동관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이 28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28일 취임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공영 방송 민영화’, ‘포털에 사회적 책무 부여’ 등을 다시 말했다.

이 위원장은 “방송과 언론이 잃어버린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라며 “공영방송 구조와 체질을 획기적으로 개혁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공영방송은 상업적 운영 방법과 법적 독과점 구조의 각종 특혜를 당연시하면서도 ‘노영방송‘이라는 이중성으로 정치적 편향성과 가짜 뉴스를 확산해왔다”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공영방송 축소, 민영화를 시사했다. 이 위원장은 “공영방송이 국민의 선택과 심판이라는 견제 속에 신뢰를 회복하도록 하겠다”라며 “공영방송에 대해서는 서비스·재원·인력구조 등의 개편까지 아우르는 공적 책무를 명확히 부여하고 이에 대한 체계적 이행 여부도 엄격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위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청문회에서 “자유로운 정보 소통을 위해서는 공영방송은 최소화하고, 경쟁체제 속에서 소비자가 선택하도록 하는 게 올바르다”라고 말했다.

‘포털 규제’도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이 위원장은 “미디어 환경변화로 이미 언론의 기능과 역할 상당 부분을 수행하는 인터넷 포털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부여하겠다”라고 밝혔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달 초 네이버 뉴스 검색 알고리즘에 전기통신사업법 상 금지행위 위반 여부 등에 대해 실태점검을 한다고 밝혔다.

포털 정책의 다른 열쇳말로 ‘가짜뉴스’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포털과 SNS 등에서 유통되는 가짜뉴스 등 불법 정보와 이로 인한 선동은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위협 요소”라며 “유익한 정보의 유통은 장려하되 가짜뉴스의 생산 및 유포는 엄단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22일 이 위원장 배우자의 ‘인사 청탁 의혹’을 보도한 YTN을 ‘허위 사실’을 적시했다며 마포경찰서에 고소했다.

이 위원장은 ‘미디어·콘텐츠 산업 성장 환경 조성’을 말하면서 “방송사업자 재허가·재승인 제도를 전면 개선하겠다”라고도 말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올해 말 방통위에서 재허가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 위원장은 인공지능 등 디지털 신산업의 자율성, 혁신성을 높이면서 이용자의 권익을 보호하겠다고도 밝혔다.

이 위원장은 다산 정약용의 <경세유표> 내용을 인용해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반드시 나라가 망할 것이라는 각오가 필요하다”라고도 말했다. 정약용은 <경세유표>에서 관제 개혁과 부국강병을 논했다.

언론노조 등 언론현업단체와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는 이날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의 후견을 받아 방송언론을 거대 양당체제의 적대적 공생이 판치는 정파의 전쟁터로 만들고 이동관을 앞세운 방송장악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이를 지렛대로 자신의 권력욕을 채우려는 자는 누구라도 이 문을 지날 수 없다”라며 “‘방송장악위원회’를 해체하고 다시는 흔들리지 않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언론자유, 방송 독립과 공공성을 보장할 새로운 미디어 규제 체제를 추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동 관 방송통신위원장 취임사 전문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님과 직원 여러분!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그 어느 해보다 더웠던 올여름, 인사청문회 준비에 고생하신 직원 여러분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제가 청와대 대변인으로 공직에 첫발을 내디딘 2008년은 급변하는 방송통신 융합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방통위가 새롭게 출범한 해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출발을 같이 시작했던 인연 때문인지 오늘 방통위로 향하는 첫 출근길이 무척 설레고 반가웠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방송통신정책에 관심을 가져왔지만, 이번 인사청문 준비 과정에서 방송통신미디어 산업의 발전을 위해 우리 방통위에 요구되는 시대적 사명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 보았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디지털 대전환 속에서, 우리나라는 5G 등 모바일 통신 분야를 선도하고 한류로 대변되는 K-미디어 콘텐츠 분야에서도 괄목할만한 외적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와의 무한 경쟁, 가짜뉴스 등 불법 정보로 인한 이용자 피해와 같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 있습니다.
또한, 방송과 언론이 잃어버린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자유 민주주의 질서 속에서 보장된 언론의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뒤따릅니다.
무책임하게 가짜뉴스를 확산시키거나 특정 진영의 정파적인 이해만을 대변하는 행태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합니다. 이러한 시급한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다음의 과제를 중점적으로 우선 추진하고자 합니다.
먼저, 공영방송의 구조와 체질을 획기적으로 개혁하도록 하겠습니다. 그간, 공영방송은 상업적 운영방법과 법적 독과점 구조의 각종 특혜를 당연시하면서도 노영방송이라는 이중성으로 정치적 편향성과 가짜뉴스 확산은 물론 국론을 분열 시켜 온 사실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의 공영방송 개혁 노력이 단순한 리모델링 수준에 그쳐왔다면, 이번 6기 방통위는 공영방송의 근본적인 구조 개혁을 선도하겠습니다. 사실상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려온 공영방송이 국민의 선택과 심판이라는 견제 속에 신뢰를 회복하도록 하겠습니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상식과 원칙에 비추어 공영방송의 구조를 개혁함으로써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겠습니다.
또한, 공영방송에 대해서는 서비스·재원·인력구조 등의 개편까지 아우르는 공적 책무를 명확히 부여하고 이에 대한 체계적 이행 여부도 엄격히 점검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통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건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미디어 환경변화로 이미 언론의 기능과 역할 상당 부분을 수행하는 인터넷 포털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부여하겠습니다. 뉴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정보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는 시대에, 포털도 그에 맞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법과 제도를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포털과 SNS 등에서 유통되는 가짜뉴스와 이로 인한 선동은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위협 요소입니다. 유익한 정보의 유통은 장려하되 가짜뉴스의 생산 및 유포는 엄단하겠습니다. 나아가 포털에 의한 뉴스 등 독과점 횡포를 막아 황폐화된 저널리즘 생태계의 복원과 소비자의 권리 보장을 추진하겠습니다.
셋째, 대한민국이 글로벌 미디어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미디어?콘텐츠 산업 성장 환경을 조성할 것입니다. 미디어 산업 전반에 자리한 낡은 규제는 과감히 혁파하고, 신?구 미디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미래전략과 새로운 규제 체계를 마련하겠습니다.
방송사업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서비스 혁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재허가?재승인 제도를 전면 개선하겠습니다. 또한, OTT 등의 등장으로 매체 간 경계 완화 등 미디어 빅블러 현상이 일상화된 현실과 다가올 미래를 대비해 방송 규제를 혁신하겠습니다.
아울러 새로운 유형의 미디어 서비스가 적절한 규제와 함께 폭 넓은 지원의 대상이 되도록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이를 통해, 불공정하고 차별적인 제도와 관행을 바로잡아 방송통신 미디어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글로벌 미디어 강국 도약의 초석을 다지겠습니다.
넷째, 인공지능?메타버스 등 디지털 신산업의 자율성과 혁신성을 제고하면서도, 이용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조화로운 정책을 펴나가겠습니다. 디지털 플랫폼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되면서 과거에 누리지 못한 혁신 서비스가 등장하는 한편,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 행위와 이용자 피해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디지털 신산업 분야에 자율규제를 원칙으로 하되, 이용자 불편 해소를 위한 필요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습니다. 규범이 정립되지 않은 새로운 유형의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는 이용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디지털 공동체 윤리원칙을 마련할 것입니다.
아울러,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방송통신 미디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격차 해소에 앞장서는 한편 어떤 종류의 디지털 폭력에도 단호히 대처할 것입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차별 없이 디지털미디어의 혜택을 향유할 수 있도록 미디어 동행사회 구축에도 앞장서겠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직원 여러분!
저는 그동안 우리 위원회가 그 규모는 작지만 강한 조직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우리가 이제껏 겪은 여러 힘든 일들은 미래를 향한 더 힘찬 도약을 위한 진통이었을 뿐입니다. 우리 앞에 직면한 현안을 차근차근 하나씩 해결하면서 대한민국이 글로벌 미디어 강국으로 나아가는데 함께 힘을 모아주십시오
다산 정약용 선생은 <경세유표> 서문에서
‘일모일발무비병이(一毛一髮無非病耳)
급금불개필망국(及今不改必亡國)’이라 했습니다.
“털 하나 머리카락 하나 병들지 않은 게 없다.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반드시 나라가 망할 것”이라는 이 말씀은 지금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각오입니다.
저는 우리 위원회 직원들이 오랜 기간의 관행으로 굳어진 여러 문제점들과 기득권 카르텔 세력의 반발을 두려워하지 말고 방송통신미디어 분야 개혁의 주인공으로서 후대에 당당하게 나설 수 있기를 당부드립니다.
방송통신미디어 시장은 국경 없는 무한 경쟁의 장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기존의 제도와 관행을 답습하며 안일하게 대응하기보다는, 시대에 부응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정책으로 우리 산업과 국민에게 힘이 되어 주십시오.
이제 방통위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출발선에 섰습니다.
오늘의 각오를 마음 깊이 새기고
더 나은 방통위,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합시다.
감사합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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