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수소 배출국 중국, ‘핵오염수’ 용어 쓰며 일본인 학교에 돌·계란 투척
“중국서 불필요하게 큰소리로 일본말하지 말라”
중국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일본은 ‘처리수’로 표기)를 이유로 일본인 학교에 돌이나 계란을 투척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은 여러 원전에서 후쿠시마 처리수의 수배 규모 삼중수소를 방류해오고 있다.
28일(현지시각) 일본 NHK에 따르면, 일본의 오염수 방출이 시작된 24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 있는 일본인 학교에 돌이 날아들었다. 용의자는 구속됐다고 NHK는 전했다. 이튿날(25일)에는 장쑤성 쑤저우에 있는 일본인 학교에 계란 여러개가 투척됐다.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학교 측은 경비를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조치를 비난하며 일본 수산물 수입을 전면적으로 중단하고, 국영 매체들은 처리수를 ‘핵오염수’라고 칭하며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벌어졌다.
또 베이징에 있는 일본 대사관이나 각지의 일본 총영사관에 항의 전화가 쏟아지면서 대사관 측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중국 치안 당국은 일본 대사관 주변에 평소보다 많은 인력을 배치했다. 일본 대사관은 일반인 초청 행사는 상황을 보면서 개최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일본 외무성은 27일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사람이나 방문 예정인 여행객에게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외출할 때 불필요하게 일본어를 큰 소리로 말하지 않을 것 ▷일본 대사관이나 일본인 학교 등을 방문하는 경우는 주위를 신중하게 살필 것 ▷항의하는 모습을 목격할 시 절대 가까이 가지 않을 것 등을 권고했다. 또 외무성의 해외 안전 홈페이지 등에서 최신 정보를 확인하고, 중국 방문 시에는 가족 등에게 일정이나 연락처를 공유하라고 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24일 오염수 방류를 문제삼으며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전면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중국은 일본 원산지 수산물에 대해서 수입을 전면 금지할 뿐만 아니라, 중국 국내에서 가공이나 조리하는 것도 금지했다. 이에 따라 일부 음식점은 간판, 홍보물을 내걸고 일본에서 수입한 수산물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적극적으로 알리는 모습이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일본의 화장품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하는 게시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NHK는 전했다. ‘일본의 핵방사선을 피하기 위한 일본 브랜드 리스트’라는 제목으로 일본 화장품을 제조하는 기업이나 브랜드 이름을 열거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고 NHK는 덧붙였다.
하지만 중국은 원전의 핵심 오염물질인 삼중수소를 서해에 대규모로 배출하는 국가다.
2020년 중국 저장성 친산 원전이 방출한 삼중수소는 약 143테라베크렐(T㏃)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이 연간 방류할 삼중수소 총량인 22T㏃의 6.5배에 달한다. 중국의 광둥성 양장 원전은 2021년 삼중수소를 약 112T㏃를 방출했고, 같은 해 푸젠성 닝더 원전은 약 102T㏃, 랴오닝성 훙옌허 원전은 약 90T㏃의 삼중수소를 각각 내보냈다고 돼있다. 모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서 연간 배출 예정인 삼중수소 양보다 많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