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년7개월 만에 국경 공식개방…尹정부 대중·대러 외교 물밑 가동

2023. 8. 2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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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국가비상방역사령부 “방역 등급 조정…공민 귀국 승인”
베이징·블라디보스토크 항공편 재개…9월 항저우 AG 참석
한미일 정상회의 후 중·러관계 도전요인…관계 관리 필요성
한중 정상회담 추진…조만간 러시아 차관급 인사 방한할 듯
코로나19로 국경을 폐쇄했던 북한이 약 3년 7개월여만에 국경을 공식 개방했다. 사진은 교도통신이 지난 22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출국을 위해 터미널로 향하는 북한 여성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북한이 3년7개월 만에 국경 개방을 공식선언했다. 북중러 전략적 공조가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반도 정세를 관리하기 위한 정부의 대중·대러 외교가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른바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을 계기로 중국·러시아에서 외빈을 초청했던 북한은 그동안 인적교류를 위한 준비작업을 거쳐 26일 국경을 공식 개방했다. 27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세계적인 악성 전염병 전파 상황이 완화되는 것과 관련하여 방역 등급을 조정하기로 한 사령부의 결정에 따라 해외에 체류하고 있던 우리 공민들의 귀국이 승인되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 고려항공 여객기가 지난 22일~26일 3차례 중국 베이징에서 외교관, 유학생, 근로자들을 태워 평양으로 돌아왔다. 고려항공 여객기는 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운항을 재개했다. 베이징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귀국한 인원들은 1주일간 별도의 시설에서 격리하게 되지만, 제한적인 형태로 사실상 국경 봉쇄가 해제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2020년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직후 국경을 봉쇄해 왔다.

이는 내달 열리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전후로 본격적인 외교활동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코로나19로 국경이 봉쇄돼 악화된 경제난을 타개하고, 잇따른 도발로 국제사회에서 고립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적극적인 외교를 통해 ‘정상국가’ 이미지를 회복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북한은 전승절을 계기로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공식화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대중무역 의존도가 90%를 넘는 북한의 현재 대중 교역이 코로나19 확산 이전의 85%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평가된다.

여전히 중·러는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비호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북한의 2차 우주발사체 발사와 관련한 공개회의를 했을 당시 한반도 위기 고조가 한미의 연합훈련 등 탓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 후 한중·한러 관계가 도전요인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북한의 국경 개방에 따른 움직임을 고려할 때, 중러를 견인해야 하는 필요성이 커졌다.

정부는 중·러와 물밑에서 접촉하며 외교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중국 견제 성격이 강한 한미일 정상회의 후 한중 양국은 ‘성숙하고 건강한 관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중국은 최근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한 이후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나섰고, 자국 내 반일 감정이 확산되고 있다. 한미일 경제안보 협력체가 정례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입장에서는 일본보다 한국과의 외교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28일 외교가에 따르면 한중 양국은 내달 9월 인도 뉴델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나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 오영주 외교부 2차관은 29일 열리는 한중 경제공동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중국으로 향한다.

정부는 러시아와의 관계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초대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지난 6월 러시아를 방문했고, 이도훈 전 외교부 2차관은 주러시아 대사로 임명돼 근무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7월 우크라이나 방문도 한러간 외교채널로 사전 교감을 통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러시아의 차관급 인사가 방한할 전망이다. 조태용 안보실장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기본적인 관계는 하는 것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러시아도 상응하는 고위 관리가 곧 방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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